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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페어 관람을 제주도 여행처럼!

by 초록해

2020년은 코로나로 인해서 KIAF가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그렇게 코로나가 조금 우리에게 익숙해질 때쯤 다시, 2021 KIAF가 우리에게 다시 다가왔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아트페어라는 것을 전혀 모르던 나에게 아트페어의 맛을 알게 해 준 사람은 매형과 누나이다. 매형과 누나와 함께 아트페어를 다니는 건 참 좋다. 마음에 맞는 컬렉터들과 좋은 작품들을 함께 보면서 의견을 나눌 수 있으니까.


서로의 의견을 나누면서 작품을 이해하는 감정들이 더 깊어짐을 조금씩 느낀다. 그리고 그 속에서 서로의 취향을 알게 되는 것도 참 새롭고 유쾌한 일이다. 그렇게 다시 한번 서울 코엑스에서 전시하고 있는 KIAF를 다시 한번 방문했다. VIP 티켓을 가지고 있었지만, 회사의 중요한 업무로 인해 일반 관람 때 방문한 것은 조금 아쉬웠지만, 뭐 2021년만 있는 것은 아니기에 기분 좋게 KIAF로 향했다.





처음 아트페어를 가는 사람이라면,

체력과 편한 신발은 필수!


금번 KIAF도 시작하자마자 신문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엄청난 매출액을 올릴 것이다 라던지, VVIP 전시 때부터 벌써 모든 작품이 SOLD OUT 되었다던지, 연예인 작가님들, 유명인사들의 방문 이야기까지 일반 대중들이 궁금해할 만한 것들 위주로 신문기사가 나왔다.


그것도 그럴 것이 과거보다 작품을 컬렉팅 하는 사람의 수도 많아지고 있고, 특히 나처럼 젊은 세대들이 작품에 대해 관심을 두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코로나 시국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아트페어를 방문했다는 것에 너무 신기했다. (뭐.. 나도 이곳에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번 전시에는 크게 A섹션과 B섹션으로 나눠져 있다. 들어가기 전에 브로셔를 주는데 그곳에서 본인이 관람하고자 하는 방향을 정해서 관람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무 생각 없이 돌아다니다 보면 미로 같은 곳에 빠져 허우적거릴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멍 때리며 걷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다리가 찌끈찌근 아파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하... 당이 떨어진다.


"더 편한 운동화를 신고 왔었어야 했는데..."

"우리 VIP 라운지에서 좀 쉬었다 갈까?"


(갤러리 마레) 김석영 작가님, Phoenix 팔마도




모든 것을 한 번에

다 보려고 하지 말자.


KIAF는 매년 올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제주도 여행을 하는 것처럼 해야 한다. 첫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 나는 제주도에 있는 모든 곳을 다 가보겠다는 신념 하나로 끊임없이 돌아다녔다. 나중에 일주일간의 여행을 돌이켜보니 제대로 생각나는 것은 한 개도 없고, 걸어 다니면서 다리만 아팠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첫 제주도 여행을 하고 난 후, 다시 제주를 여행할 때에는 내가 정말 가보고 싶은 제주도 내 한 지역을 집중적으로 둘러본다. 그렇게 하니 여행을 다니면서 그곳의 작은 부분까지도 느낄 수 있어 행복했다. 나는 KIAF도 똑같다고 생각한다. 너무 모든 것을 한 번에 다 보려고 하지 말자. 마음의 욕심만 내려놔도,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평소 내가 관심이 많았던 갤러리 소속 작가님들의 작품을 먼저 관람하고, 그 이외에 갤러리를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생각보다 내부는 넓고 내가 실제로 보고 싶었던 작품들을 보러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에너지 소모가 크기 때문이다. 끝나고 내 머릿속에 10가지 이상의 작품들이 선명하게 기억 남는다면 그것만으로도 KIAF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Friedrich Kunath, I Need to Sleep(Hammock), oil on canvas



본인의 취향을

알 수 있는 기회의 장!


KIAF에서는 정말 많은 종류의 작품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렇기 때문에 전시회를 가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나, 이런 부분에 접근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정말 추천하고 싶다. 사실 처음 작품 전시를 간 사람들은 본인의 취향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종류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내가 계속 오래 머물게 되는 갤러리가 생기고, 그 갤러리에서 유독 내 눈에 들어오는 작가님의 작품이 생기게 된다. 그럴 때는 주머니에 있는 펜을 꺼내 메모하자. 아니면 사진을 찍어두던지. 그렇게 하나 두 개씩 하다 보면, 내 취향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내가 이런 작품을 좋아하는구나!"

갤러리마다 추구하는 방향성이 다 다르고, 지향하는 부분도 많이 상이해서 어떤 갤러리의 작품들에는 학생들이 많은 반면, 어떤 갤러리의 작품에는 50~60대 분들이 많이 계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람마다 본인들의 사랑하는 작품의 취향들이 다 다르다. 그래서일까. KIAF는 나의 작품 취향을, 그리고 다른 작품들의 선호하는 연령층도 확인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 않을까?


갤러리마레, 안봉균 작가님, Monu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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