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우리 부부는 부산을 방문했다. 매형, 누나의 리드 아래 부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일정을 짜던 중 누나는 우리에게 아트페어를 가볼 것을 제안했다.
"우리 몇 년 전부터 매년 아트페어를 가는데, 우리가 만나기로 한 날이 마침 아트페어를 하는 날이더라고, 우리한테 입장권이 있는데 아트페어 안 가볼래?"
"아트페어가 뭐하는 곳인데?"
"여러 종류의 작품을 한 곳에서 관람할 수 있는 기회야!"
"나 그림... 이런 거 잘 모르는데... 가도 괜찮아?"
"당연히 괜찮지. 뭐 처음부터 알고 가는 사람이 어디 있어?"
"아 그래? 그럼 한번 가보고 싶어!"
그렇게 우리는 BAMA라고 불리는 부산 국제 화랑 아트페어를 갔다. 생각보다 넓은 곳에 믿기 힘들 정도의 작품들이 엄청나게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오늘 하루 동안 이 작품들을 다 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매형과 누나를 따라다니며 작품을 보면서, 각 갤러리 직원 분들의 작품 설명을 들으며 작품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는 좋아하는 작가님 작품 보러 갈 거라서, 너희 부부도 둘러보면서 마음에 드는 작가님을 찾아봐!"
"응~ 알겠어! 좀 이따 만나!"
그렇게 우리 부부도 여러 가지 작품들을 보면서 우리 부부의 취향을 조금씩 발견하고 있었다.
그렇게 여러 갤러리 부스를 방문하면서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작가님들이 많이 계시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품 취향이 참 다르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한 동안 그 넓은 공간을 걸어 다니다 보니,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우리 저 쪽으로 가서 커피나 한잔 마실까?"
"자기야. 우리 저쪽 구석에서 좀 쉬자."
작품을 보러 다니는 것도 쉬운 게 아니구나 생각했다. 매일 집에 누워서 영상에만 미쳐 있던 나에게 작품 관람은 또 다른 세계로 여겨졌다. 그렇게 새로 해보는 일에 피로감이 몰려올 때쯤,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한잔 입에 털어 넣으니 다시 생기를 되찾았다.
"우리 저쪽 작품들은 아직 못 봤는데, 저쪽으로 가볼까?"
"그래! 그러자!"
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무엇인가에 홀린 듯 한 작품 앞에 서서 한참을 쳐다봤다. 푸른 바닷속에 있는 강아지와 사람. 왈칵 눈물이 흘러나올 것만 같았다. 그렇게 우리 부부는 작품을 보고 한동안 말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그리고 서로 그 그림을 보면서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그렇게 우리 부부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작품에게 위로를 받았다.
"자기야. 저 작품 정말 좋다. 그렇지?"
"하... 뭔가 눈물이 날 거 같았어."
그렇게 우리 부부는 BAMA에서 만났던 작가님의 전시회를 부단히도 따라다녔다.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면서 작가님의 전시 OPEN을 오매불망 기다렸다. 1년에 2~3차례 개인전을 하시게 되면 어떻게 서든 그 작품을 직접 보기 위해 갤러리를 방문했다. 아직 갤러리 전속 계약은 안 하신 것 같았다. 매번 전시회를 하실 때마다 다른 갤러리에서 하시는 것을 보니...
매년 달라지는 작가님의 화풍을 보는 것도 우리 부부에게는 큰 즐거움이었다.
'이번에는 작가님이 영화를 모티브로 그림을 그리셨구나! 이번에는 바다를 메인으로 그리시는구나! 이번에는 작가님 작품에 풀이 많이 나오네?"
"동생아. 이번에도 너네가 말했던 그 작가님 개인전 보러 가는 거야?"
"응! 이번에 그림이 더 좋더라고. 아니 매년 좋네.."
"명품백 사는 것보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님 작품을 구매하는 게 정말 만족도가 높은 거 같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누나의 진심 어린 말에 이번 전시회에는 우리 부부가 애정하는 작가님 작품을 컬렉팅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우리 부부는 작가님의 개인전을 가장 먼저 보러 갔고, 생애 첫 작품 컬렉팅을 했다. 아직 갤러리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작품을 가까이서 다시 만날 생각에 설레는 하루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