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세상의 낙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당당하게 '퇴근 후에 집에 와서 저녁밥을 먹으며 유튜브 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시간은 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시간이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와이프는 회사 출근길, 회사 퇴근길, 집에 돌아와서까지 랜선 언니인 유트루와 함께했다.그녀 덕분에 뷰알못(뷰티는 1도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던 와이프가 뷰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덕분에 나도 화장한 와이프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지만, 쌓여가는 택배와 유튜브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유트루님의 랩이 내 귀로 들어오는 시간은 정비례하고 있었다. 그녀는 우리 와이프를 알지 못하지만, 우리 와이프는 본인의 친구인 것 마냥 브이로그를 보면서 재밌어했다.
퇴근하고 온 와이프가 집에 들어오면서 말한다.
"하염!"
립스틱으로 대동단결
그녀와의 첫 만남
"자기야. 우리 내일 출근하려면 자야 돼"
"잠깐만 언니 립스틱 라방 중인데, 조끔만 더 보고 자면 안 돼?"
"응 안돼! 내일 5시에 일어나야 돼!"
"나도 안돼. 언니 추천템 봐야 한단 말이야. 그건 그렇고 나 내일 올리브영 가야 돼!"
"응???"
평소 유튜브와 담쌓고 살던 와이프가 유튜브를 손에서 놓지를 않고, 뷰알못이었던 와이프가 끊임없이 뷰티템을 사고 있었다. 사람은 인생에서 총량의 법칙이 있다고 했다..... 그게 지금 터진 게 분명하다..... 유트루님이 부스터 역할을 해주신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그녀는 다시 태어나고 있었다.
특히 자기 전 한 시간 정도 침대에 누워 우리 부부는 핸드폰을 한다. 초기에 와이프에게는 유튜브, 나에게는 라디오였던 '유트루님의 라방'은 어느새 나에게도 유튜브가 되어 가고 있었다. 내 동공의 시선이 와이프의 핸드폰으로 향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내가 왜 이런 걸 알고 있는지 모르지만, 어느새 나도 립스틱의 재형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습득하고 있었다.
"매트한거야? 촉촉한거야?"
그리고 우리는 다음날 올리브영으로 향했다.
시청자들을 배려한
3가지 채널의 분리
유트루님의 유튜브 채널은 총 3가지이다. 한 채널에서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면 채널의 정체성 혼란이 올 수도 있는데, 원래 처음부터 채널을 3가지로 분류하다 보니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부분만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느껴졌다.
특히 신혼 초 Yoo True (뷰티채널)을 많이 보던 와이프는 우리 아가인 초록이가 4월에 태어날 준비를 하면서 yoovlog(일상채널)을 보면서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유트루님이 임신 때부터 강빈이를 낳기 전까지의 그 과정을 살펴보며 와이프는 큰 위안과, 정보공유를 받고 있는 것 같았다.
유트루의 첫 뷰티 동영상은 2014년에 시작되었다. 그녀는 8년이 지난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계속 사람들과 소통하며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와이프도 그녀의 영상을 좋아하는 이유를 '그녀의 꾸준함'이라고 했다. 그런 꾸준함과 더불어 그녀의 영상을 계속 보게 만드는 요인은 사람을 부담스럽지 않게 하고, 편안하게 해 주는 데 있는 것 같았다.
요즘 와이프와 나는 갤러리에 그림을 보러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 나이와 비슷한 또래의 작가님들을 보면, 우리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기분이 들어 매년 작가님들의 행보가 기다려진다. 유트루님과, 그 옆을 지켜주시는 실버라인님, 그리고 강빈이까지 우리 부부와 비슷한 시기에 가족을 꾸려나가시고 3가족이 함께 사는 것을 보면서 우리 부부, 그리고 태어날 아가까지 유튜브를 통해 비슷한 라이프를 공유하는 기분이다.
오늘도 퇴근하고 나서 무의식적으로 유트루의 일상채널인 yoovlog를 틀고 저녁 식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