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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해 Aug 02. 2022

아들과의 첫 여행 1

깨달음의 연속

비가 보슬보슬 내린다. 사실 태풍의 영향권이라 보슬보슬이 아니라 두두둑 두두둑 비가 내렸다. 나무로 만든 집이라서 비가 내리는 소리가 더 사실적으로 느껴졌다. 유튜브 ASMR을 틀어놓고 잠을 자는 느낌이 들었다. 중간중간 비 내리는 소리에 잠을 깨기도 했지만 어차피 아들에게 분유를 먹여야 했기에 불편한 마음이 들지 않았다. 자연과 더 가까워져 있다는 생각에 오히려 좋았다.





빗소리, 새소리, 아들 울음소리에

맞이한 아침


밖에는 어제 비로 인해 숙소 옆 폭포에 물이 세차게 흘러내린다. 가서 확인해보니 지난밤의 여파로 맑은 물은 아니었지만, 물이 내려가는 소리만큼은 그 어느 것보다 시원하게 느껴졌다. 잠자리가 바뀌었지만 아주 빠른 적응력으로 숙면을 취하는 우리 아들과 그 곁에서 첫 가족 여행을 준비하느라 정신없었을 아내가 자고 있는 모습만 보더라도 그저 미소가 지어졌다.


새로운 숙소를 찾아가는 재미도 있지만 이렇게 왔던 숙소를 재방문하는 것도 매력적인 일이다. 새로운 숙소에서 이전에 있었던 것을 추억하기도, 이전과 다르게 바뀐 부분을 찾는 것도 재미있다. 그렇게 우리는 다시 이 숙소를 찾았다. 아들이 태어나기 전 이곳을 아들과 함께 오겠다는 다짐이 실천으로 바뀐 오늘 뭔가 모를 뿌듯함이 나를 감쌌다.


나무사이에 자연속으로 (가평숙소)




아가와 여행을 준비하는 건

흡사 이삿짐센터와 같다.


아들과 첫 여행을 준비하려다 보니 생각할 것이 참 많았다. 근처에 잠깐 아들과 외출할 때에도 짐이 한가득이었는데, 3일 동안 밖에서 지낼 생각을 하니 짐이 정말 끝도 없이 필요함을 느꼈다. 그래도 최소한으로 가져갈 것을 마음먹었음에도 차 안은 아들 짐으로 가득했다.


아침부터 집에서 짐을 싸기 시작했고, 차에 짐을 5번 정도 왔다 갔다 하며 짐을 싣었다. 여행을 출발하자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짐을 어떻게 옮기지?"


하늘에게 내가 여행지에 도착했을 때에만 잠깐 비를 멈춰달라고 소리치고 싶을 정도였다. 그렇게 내 바람을 하늘이 읽었는지, 여행지에 도착했을 때 잠깐 비가 멈췄고 나는 또 5번의 왕복 짐 들기 운동을 시작했다. 아침부터 시작된 이삿짐센터 업무. 여행지에 도착해 짐을 푸니 저녁 5시가 되었다. 이제 1시간 후, 아기 목욕을 해야 하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숙소에서 1박이 아닌 2박을 하는  다행으로 여겨졌다.





도착하자마자 닥친 숙제!

아들의 숙면이 우리의 숙면을 위한 지름길!


우선 잠자리부터 문제였다. 바뀐 잠자리에 잠을 잘 자지 못할까 싶어 평소 자는 것과 비슷한 환경을 조성해주고 싶었다. 사실 아들의 숙면이 우리의 숙면과도 직결되는 부분이다 보니 그게 가장 중요했다. 그래서 우선 작은 아기 욕조를 챙겼다. 두 개를 챙길까 고민하다 도저히 차 안에 여유공간이 되지 않아 한 개만 챙기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여행 전 날, 휴대용 아기 침대를 당근마켓에서 급하게  찾아 무료 나눔 받았다. 당근마켓이 없는 육아는 상상하기 힘들다. 그리고 숙소에 있는 의자와 이불을 이용해 우리는 흡사 아기침대와 유사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오랜 시간 차를 타고, 유모차를 타서 그런지 아들은 빠른 시간 안에 잠에 들었다. 잠자리가 바뀌어서 잠을 못 잘까 걱정한 것이 무색할 정도로 말이다.


"잘 자줘서 고맙다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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