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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Journey Sep 04. 2022

캐리어계의 연예인, 리모와(RIMOWA)

기본에 충실한 독일 명품 캐리어 브랜드

"리모와의 디자인은 포르쉐 911 모델처럼 아무리 멀리서 보더라도 알아볼 수 있죠."

-리모와 회장, 디터 모르스첵




여행을 즐겨하는 사람들 중에 리모와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리모와는 캐리어계의 연예인 같은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연예인('entertainer', 'celebrity')들이 하고 다니는 무엇이든 대중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다. 리모와의 캐리어가 그렇다. 공항에서나 여행지에서 리모와 캐리어를 든 사람을 만났을 때 다시 한번 눈길이 간다.


리모와 시그니처 캐리어 <출처 : 리모와>


리모와에서 가장 유명한 캐리어는 알루미늄으로 만든 캐리어다.  알루미늄 캐리어는 흠집이 가거나 찌그러지기 쉬운 재질이지만 1950년대 세상에 나온 이후로 지금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트렁크 제조사, 고야드(GOYARD)에서 마카쥬로 나만의 차별화된 가방을 만들듯이 리모와는 캐리어를 스티커로 메우는 문화가 있다.


tvn 예능, <꽃보다 할배>에서 나온 이서진의 리모와 캐리어


알루미늄 금속 캐리어에 스티커가 붙으면 떨어지기 힘든 재질임에도, 나만의 가방을 원하는 사람들은 캐리어로 유니크함을 보여준다. 세월이 지나면 스티커가 까지기도 하고 알루미늄 소재에 흠집이 날 수 있는데, 이것 또한 개성을 중시하는 하나의 멋스러움을 나타낸다. 여행지의 추억을 기억할 수 있는 스티커, 수하물 스티커들이 모이면서 여행의 기록이 리모와에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내가 리모와 캐리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9년 전이었다. 2013년 tvn에서 방영됐던 예능, <꽃보다 할배>는 대단한 인기가 있었는데 1회부터 시선이 집중됐던 이유 중 하나는 공항에서 보여준 이서진의 리모와 캐리어였다. 스티커로 빼곡하게 메어진 그의 캐리어만 봐도 여행을 즐겨하는 성향까지 알 수 있게 했다. 스티커로 개성을 드러내며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여행가방을 만들 수 있는 브랜드, 리모와.


포르쉐 911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캐리어 <출처 : 리모와>


리모와의 회장은, 리모와의 캐리어와 포르쉐의 911은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다고 닮은 점을 비유하기도 했다. 포르쉐와 리모와는 모두 독일 브랜드로, 'Made in Germany'는 양질의 재료와 훌륭한 기술로 만든 제품임을 떠오르게 한다. 독일은 명품 자동차 브랜드의 출발점이다. 포르쉐 외에도 벤츠, BMW는 독일 명품 자동차로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많은 이들이 갈망하는 대상이다.


위의 사진은 리모와(Rimowa)와 포르쉐(Porsche)의 컬래버레이션으로 탄생한 가방이다. 프리미엄 러기지 브랜드와 스포츠 카 브랜드의 만남은 또 다른 명품을 만들어냈다. 올해 4월에 전 세계 911점 한정판으로 출시됐고, 당시 가격은 2,250유로(한화 약 300만 원대)였다. 포르쉐의 엠블럼과 리모와의 시그니처 소재의 결합은 명품을 넘어 독일 브랜드의 뛰어남을 부각하기에 충분했다.


리모와 로고 <출처 : 리모와>


리모와는 알파벳 'M'과 'O'를 겹쳐 쓴 모양의 로고를 사용한다. 로고 뒤의 배경으로 독일 쾰른의 랜드마크인 쾰른 대성당이 보이는데, 리모와는 1898년 독일 쾰른에서부터 시작됐다. 1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리모와는 독일인  파울 모르스첵(Paul Morszeck)이 자신의 이름을 딴 여행용 전문 트렁크 전문 회사, '코퍼파브릭 파울 모르스첵(Kofferfabrik Paul Morszeck)'을 설립하면서 출발했다.


알루미늄 소재에 그루브 패턴 디자인 <출처 : 리모와>



리모와 애호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가방은 알루미늄 금속으로 된 캐리어로, 항공기 동체 소재와 유사한 알루미늄 금속에 그루브(Groove) 패턴을 넣은 가방이다. 그루브 패턴은 좁고 긴 홈을 연속적으로 새긴 디자인을 적용해서 만들었는데, 알루미늄과 그루브 디자인은 리모와가 창립된지 50년이 넘은 시점에 세상에 선보여졌다.


 리모와는 1898년 소나무와 쇠가죽으로 가방을 만들었다. 브랜드의 시작은 당시 여행 가방 브랜드에서 사용하던 나무와 가죽 소재로 차별점이 없어 보였으나, 리모와는 같은 소재를 사용했지만 다른 브랜드의 가방보다 가볍고 실용적으로 만드는데 집중하면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출처 : ⓒSJourney>


1930년대에는 비행기 여행이 대중화되면서 사람들은 좀 더 가벼운 트렁크를 선호하게 됐다. 파울 모르스첵은 여행업계의 변화와 흐름을 잘 읽으면서, 1898년 창업한 이래로 가볍고 실용적인 가방으로 인정받았듯이 계속 가벼운 트렁크 개발에 역량을 집중했다. 그러던 중에 가방을 제조하던 공장에 큰 불이 나게 됐는데, 이 사건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다.


파울 모르스첵은 사고 현장에서 가방의 주재료였던 나무와 가죽은 다 타버렸지만, 알루미늄 소재의 부속품은 멀쩡한 것을 발견했다. 공장에 불이 났다는 사건에 초점을 맞췄다면 망연자실하게 슬픔에 빠졌을 텐데, 파울 모르스첵은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게 된다. 공장에 불이 난 사건으로 경금속을 가방의 주요 소재로 사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소재를 통해 리모와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한 건 파울 모르스첵의 아들이자 리모와 2대 회장, 리처드 모르스첵(Richard Morszeck)을 통해서다. 파울 모르스첵의 아들은 화재 사고가 발생할 즈음 회사에 합류했고, 몇 년 동안 아버지의 연구를 발전시켜 1937년 세계 최초로 모든 부분을 알루미늄으로 만든 트렁크를 개발해 선보였다. 튼튼한 알루미늄 트렁크는 여행가방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고, 사람들은 리모와의 캐리어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출처 : ⓒSJourney>


1937년 견고해 보이는 외관만큼 실제로도 튼튼했던, 알루미늄을 활용한 첫 경금속 트렁크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리모와는 그로부터 13년 후인 1950년대에 새로운 디자인의 알루미늄 트렁크를 선보였는데, 아직까지 사랑을 받고 있는 알루미늄에 그루브 패턴 디자인이 들어간 가방이다. 알루미늄 소재와 그루브 디자인의 조합이 만들어낸 리모와의 시그니처 트렁크는 70년이 지나도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중이다.


그루브 패턴은 리모와를 상징하는 디자인과 동시에, 굴곡을 통해 겉면의 마찰력을 높여 가방이 쉽게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도 한다. 심미적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모두 겸비한 트렁크 덕분에 비행기에 실거나 운반할 때 편리함을 주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여행자의 센스를 돋보여주는 아이템의 역할도 한다.


<출처 : ⓒSJourney>


리모와는 1950년 항공기 동체 소재와 유사한 알루미늄 금속에 그루브 패턴을 넣은 가방을 탄생시킨 후 아직까지 명품 러기지의 입지를 지키고 있는 중이다. 이후 더 가볍고 실용적인 폴리카보네이트 소재의 가방도 출시해서 성공을 거둔 바 있고, 폴리카보네이트의 가벼운 무게감과 아름다운 컬러감은 보면 볼수록 매력적이라 빠져들지 않을 수없다. 여전히 리모와 애호가들은 알루미늄으로 만든 리모와를 리모와답다고 여기고 있지만, 2.1kg(에센셜 라이트 캐빈 S 기준)의 무게감은 실용적이면서도 부담이 없다. 오리지날 캐빈 S의 무게는 4.3kg인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가벼운지 체감하기 쉬울 것이다.


1950년대 만들어진 여행용 가방은 가죽이나 플라스틱, 나무로 만들어져서 상당히 무거웠다. 하지만 리모와의 캐리어는 단 4kg밖에 나가지 않았고 큰 열풍을 일으킬만했다. 리모와는 다른 브랜드가 갖지 못한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1950년대에 이미 명확하게 가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수많은 여행가방이 있더라도 리모와의 캐리어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음이 그에 대한 증거라고 볼 수 있겠다.


<출처 : b매거진 리모와>


리모아는 제품 자체, 기능에만 집중했지만 이를 알아본 사용자들의 사랑을 받았고 리모와를 메우는 스티커는 트렌디한 스타일 아이콘의 역할도 한다. 가방 겉면에 붙인 스티커를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것이 리모와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또한 알루미늄 소재의 특성상 심한 충격에 찌그러지거나 흠집이 생길 수 있는데 이런 점을 매력포인트로 꼽는 사용자들도 있을 정도다.


국내에는 2006년 혼칭한 리모와는 2017년 LVMH그룹 회장의 아들, 알렉상드로 아르노의 제안으로  LVMH(루이비통 모에 헤네시)에 인수됐다. LVMH는 지난 2016년 리모와 창업주의 손자, 디터 모르스첵으로부터 지분 80%를 8000억 원에 인수하며 화재를 모았다. 독일의 우수한 품질을 유지하며 중소기업으로서 방향성을 유지하던 리모와는 이제 세계적인 명품 그룹, LVMH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출처 : 리모와>


리모와는 올해 3월에 이어 4개월 만인 7월에도 클래식, 오리지날, 에센셜 라인 등의 인기 캐리어 제품 가격을 일괄 인상을 했다.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여행의 동반자적인 가방으로 대체하기 힘든 브랜드가 리모와 캐리어가 아닐까 싶다. 여러 패션 명품 브랜드와 비교해봐도 일단 무게에서 독보적인 원탑을 차지한다. 또한 리모와 캐리어에 붙이는 스티커는 본인의 취향대로 직접 만든다는데 의미가 있다.


<출처 : ⓒSJourney>


2020년의 시작과 함께 찾아온 팬데믹으로 현재까지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에 대한 갈망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리모와가 장시간의 비행과 함께하는 여행의 동반자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나만의 스타일로 꾸며진 특별한 가방이기 때문일 것이다. 리모와의 캐리어에 붙어있는 스티커를 보면서 추억을 회상하고, 언젠가는 마스크를 벗고 자유롭게 여행할 날을 상상하게 된다.





ⓒSJour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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