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루트 - 인도 5편

레드 포트

Red Fort Complex, Delhi (유네스코 문화유산 #231)

무굴제국의 5대 황제 샤자한은 말년이 불행하긴 했지만, 찬란한 문화유산을 많이 남겼다. 델리에 있는 '레드 포트' 역시 그가 만든 요새이다.

원래 샤자한은 당시 수도였던 '아그라'에서 이 레드포트를 중심으로 '샤자하나바드(샤자한의 도시)'를 조성하여 수도를 옮기려고 하였으나,  결국 불행한 말년으로 인해 이 레드포트에는 살아보지도 못하였다고 한다.  

레드 포트는 1638년부터 1648년까지 11년에 걸쳐 건설되었고, 외벽이 붉은색 사암으로 만들어져서 레드 포트라는 이름이 붙었다.

아그라 포트를 원형으로 성벽을 만들어서 그런지 외벽 모습이 상당히 비슷하다.  전체 외벽은 2.5km이며, 높이는 대략 16~33m이다.

성곽 형태의 궁전은 도시적 면모를 띠며 인도의 근대 시기를 잘 나타내고 있다. 또, 무굴 제국의 뛰어난 창조성을 여기저기서 잘 찾아볼 수 있다.

레드 포트의 건축은 장식과 미술적 양식을 고도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페르시아, 유럽, 인도 미술을 고루 어우러져 있고, 색채와 표현법, 형체에 이르기까지 균형을 갖추고 있다.

때문에 레드 포트는 모든 인도의 건축을 대표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 건물이다. 인도 전체의 번영과 예술적 능력을 상징하기에 1913년에 성을 보수할 때 전 국민의 시선이 집중되었다고 한다.

[차타 초크/ Chhatta Chowk]

레드 포트 정문 통과 후 나타나는 중문(Lahori Gate)을 지나면, 차타 초크라는 아치형 아케이드가 나타난다. 생필품과 의류,  현재는 관광상품까지 판매하고 있는 상점들이 있으며 아치형 베이가 있는 2층에는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집이 있는 형태의 주상복합 건물이 늘어 서 있다.

[나우바트 카나 / Naubat Khana]

외부 정원과 내부 정원 사이에 서 있는 중문 겸 군악대 건물(Drum House)이다. 황제나 고위 인사의 도착을 북소리로 알렸다고 하며, 이외에도 하루 다섯 번 정기적인 연주를 하였다고 전해진다.

건물 중간에 나있는 중문은 '코끼리 문' (힌디어로 Hathiyan pol)이라고 불리는데 과거 코끼리를 타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내부로 들어가기 전에 이 문부터는 코끼리에서 내려야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물론,  왕자 이상은 제외되었다고 한다.

[디완 이 암 / Diwan-i-Am]

Diwan-i-Am, 또는 Hall of Audience 황제가 방문객을 영접하고 민중의 고충을 들은 곳이다.

3면이 열려 있고 붉은 사암을 마주한 일련의 방으로 뒷받침되는 전면 홀로 구성되어 있다.

홀은 100피트 x 60피트이며 9개의 아치를 지탱하는 기둥들로 인해 27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벽 중앙에는 Bengal 지붕으로 덮인 대리석 왕좌가 있다. 왕좌 아래 대리석 단은 총리(와지르)가 청원을 받기 위해 사용했다고 한다.

왕좌 뒷벽은 다양한 색상의 피에트라 듀라 스톤 으로 상감된 패널로 장식되어 있다. 꽃과 새를 상징하며 피렌체의 보석상인 Austin de Bordeaux 가 조각했고, 왕좌의 상감 작업과 왕좌 서쪽에 있는 아치의 명판은 피렌체 예술가 Mennegatti가 복원했다고 한다.

 https://en.wikipedia.org/wiki/Diwan-i-Am_(Red_Fort)

[뭄타즈 마할 / Mumtaz Mahal]

'보석 궁전' 이란 뜻의 뭄타즈 마할은 벽과 기둥 아래쪽 절반이 흰색 대리석으로 건축되었다.  아치형 교각으로 나누어진 6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원래 내부에 꽃 장식으로 칠해져 있었으나,  현재는 잘 보이지 않는다.

[랑 마할 / Rang Mahal]

'색깔의 궁전'으로 불리는 Rang Mahal은 한때 내부가 풍부하게 칠해져 장식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 건물의 일부 부분은 천장을 덮는 작은 거울 조각으로 인해 Shish Mahal(유리 궁전)이라고 불린다. Rang Mahal 아래에는 여성들이 더운 여름에 사용하는 지하실(tehkhana)이 있다.

[나르 이 바쉬트 / Nahr-i-Bihisht]

'낙원의 강'이라 불리는 이 건물 중앙에는 물이 나오는 수문이 있다. 정원 중간의 수로에 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주어 레드 포트 전체를 시원하게 유지하는 데 활용된다.

[카스 마할 / Khas Mahal]

황제의 개인 거주지로 침실,  집무실,  거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부는 화려한 꽃 장식으로 칠해진 조각된 흰색 대리석으로 장식되어 있고, 천장도 부분적으로 금도금을 했다.  벽면은 황제의 정의를 묘사한 정의의 저울(Mizan-i-adal)이 조각되어 있다. 카스 마할의 동쪽에 돌출된 탑은 팔각탑(Muthamman Burj)이라고 한다. 

[하얏트 바크시 바그 / Hayat Bakhsh Bagh]

'생명을 주는 정원'이라는 뜻을 가진 이 정원은 4개의 사각형 정원으로 나누어져 있고 중앙에  분수와 연못 등이 수로로 연결되어 있다. 정원 주변으로 아름다운 건물들이 자리 잡고 있다.

1) Sawan pavilions

흰색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Sawan 파빌리온의  특징은 물건을 놓아둘 수 있는 홈이 파여진 벽이다.  밤에는 작은 기름 램프를 켜서 밤에 이 홈에 놓거나 낮에는 꽃병을 놓아두는 용도였다고 한다.

2) Bhadon pavilions

Bhadon 파빌리온은 Sawan 파빌리온의 운하 반대쪽 끝에 있는 거의 동일한 구조의 건물이다. Sawan과 Bhadon이라는 이름은 몬순 기간 동안 힌두 달력에서 두 개의 비가 오는 달이라고 한다.  

3) Zafar Mahal

Sawan/Bhadon 두 파빌리온 사이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저수지의 정중앙에 자파르 마할이 있다.  흰색 대리석보다는 값이 싼 붉은 사암으로 만들어졌다. 1857년 영국 점령 이후, 저수지는 수영장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레드 포트는 근래에 또 다른 의미를 갖게 되었다.  1857년 영국 점령 이후,  영국군의 소유처럼 궁전이 사용되면서 레드 포트 안에 살던 주민들이 쫓겨났다. 하지만, 1947년 인도가 독립하자 인도의 초대 총리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곳이 이곳이다.

이처럼 근대에 있어서는 인도의 독립 성지처럼 여겨지는 곳이 바로 이곳 '레드 포트' 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