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에서 가장 많이 본 질환 중 하나를 꼽으라면 놀랍게도 난 "성기 이물질 삽입으로 인한 부작용"을 꼽겠다. 성기 이물질 삽입의 목적은 단연 성기확대! 제대로 된 비뇨기과에서 성기확대수술이나 발기부전수술을 받는 건 말리지 않는다. 인간의 성생활은 중요하니까. 하지만 수용자들은 바셀린이나 피부연고를 수용생활을 하는 동안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으로 "시술"을 한다.
수용자들 사이에는 각종 전문가들이 있고, 이 분야에도 전문가가 있다. 바셀린이나 후시딘, 마데카솔, 겐타마이신 같은 연고를 이용해 시술을 한다. 한번에 연고 5개~6개를 넣는다고 한다. 이런 일이 왕왕 벌어지기에 남자 수용자들에게는 연고 처방도 조심스럽다. 특히 어떤 소에선 바셀린은 남자 수용자들에게 아예 처방하지 않는다. 주입하는 구멍은 젓가락이나 칫솔 등을 이용해 만든다고 들었다...
"음경에 바셀린을 주입하면 음경이 즉시 굵어지는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음경 조직 안에서 바셀린이 주변부위로 퍼지고 굳어지며 음경이 피부변색과 기형적 모양으로 변하면서 통증과 염증을 동반하여 고통이 뒤따르기도 한다. 바셀린 제거술은 주입량, 주입시기, 현 상태 등에 따라 수술·치료기간, 제거비용이 다른데 주입량이 적은 경우에는 바세린 제거와 동시에 바로 음경확대가 가능하지만, 상태가 심각한 경우에는 음경의 피부가 모자라 완전 제거가 힘들고 음낭피판술과 같은 피부이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 (출처: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보통 이렇게 시술을 한 경우, 염증이 생기고 상처가 벌어져 자주 의료과에 나오게 되고, 이 경우 사실 이물질을 모두 제거하는 것이 원칙지만 수술 자체가 비보험 수술로 상당히 고가이기 때문에, 막상 이물질 제거를 위해 수술까지 원하는 경우는 많이 없다. 하지만 때론 이 염증이 패혈증과 그로 인한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예사롭게 생각할 질환은 아니다. 설사 염증이 생기지 않는다 하더라도, 성기이물질 삽입은 발기부전이나, 상대방 질의 외상 등의 문제를 일으킬수 있으며 때로는 아예 성관계 중 삽입이 안될수도 있는 문제가 있다. 또한 성기 이물질 삽입은 혈액전파질환의 위험에도 사람을 노출시킨다.
이물질 삽입으로 인한 성기 염증으로 드레싱을 하러 나오는 60대 노인 수용자에게 한번은 "이걸 왜 넣으셨어요?" 라고 물었다. "그러게요. 젊은 나이에 철이 없었는지..."라는 답이 돌아온다. 남자들끼리 프라이버시가 전혀 보장되지 않는 곳에서 혼거 생활을 하니, 자연스럽게 서로의 성기 크기를 비교하는 동물적 본능이 나오는 것일까.
주제가 주제인 만큼, 이에 대한 대규모의 체계적 연구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어느나라든 수용자들 사이에서 이 행위가 드물지 않다는 것은 여러 보고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바이다. 표본 수가 적긴 하지만, 이 행위가 아시아인과 슬라브족에서, 또는 선원, 수용자, 마약중독자, 군인,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집단에서 흔하다는 과거 연구들이 있긴 하다. 인류학자들은 이 행위의 기원을 전통 문화에서 찾기도 한다. 옛날부터 아시아나 오스트레일리아의 원주민들 사이에서 음경 피부 밑에 종, 구슬, 돌 등을 넣는 문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성기 보형물을 넣는 이유는 남성성에 대한 과시를 통해 성적 자신감을 얻기 위함, 특정 집단에 속해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 가학적 성행위를 위함, 여러명과 성관계를 가지거나 본인과의 성관계를 거부한 여성에게 일종의 복수를 하기 위함, 또는 또래 집단의 압력이나 호기심 때문이라고 한다.
이 문화가 수용자들 사이에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야쿠자들을 통해서이다. 야쿠자들 사이에서 성기 이물질 삽입은 일종의 조직에 대한 충성의 표시로 행해졌다고 한다. 일본의 한 구치소에서 시행한 조사에서는 약 22% (28/130)가 성기 이물질 삽입을 했고, 이들은 대부분은 야쿠자였다.
수용자들은 물론 이들이 출소 후 성적 관계를 맺게 될 사람들까지, 건강상 위험을 야기할 수 있는 "성기 이물질 삽입" 문제에 대해서, 의료진과 수용자 모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적절한 예방교육 및 조치 그리고 치료적 조치를 취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특히 이물질 제거 수술 논문들에 대한 체계적 문헌 고찰을 한 결과, 전세계적으로 수술받은 총 260명 중에 한국이 59명으로 당당하게(?) 2등을 차지했으니 말이다. (참고로 1등은 95명의 헝가리다.)
** 뭔가 쓸 얘기가 더 많았던 것 같은데... 우선은 여기까지...
참고문헌 -
Yap L, Butler T, Richters J, Malacova E, Wand H, et al. (2013) Penile Implants among Prisoners—A Cause for Concern? PLoS ONE 8(1): e53065
Hudak S, McGeady J, Shindel A, Breyer B (2012) Subcutaneous Penile Insertion of Domino Fragments by Incarcerated Males in Southwest United States Prisons: A Report of Three Cases. The journal of sexual medicine 9 (2) 632–34.
Fischer N, Hauser S, Brede O, Fisang C, Müller S, Implantation of artificial penile nodules--a review of literature. J Sex Med. 2010 Nov; 7(11):3565-71.
Pedro L S Faveret, MD, MSC, Fábio Santiago, MD, Surgical Management of Penile Lesions Secondary to Foreign Body Reaction: A Case Report and Systematic Review, Aesthetic Surgery Journal, Volume 38, Issue 7, July 2018, Pages 770–7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