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강의 - 장자 소요유편

by 손정 강사 작가

장자가 쓴 책 장자는 내편,외편,잡편 6만5천 글자로 이루어진 책이다.

소요유는 내편 7장 가운데 1장에 해당하며 자유롭게 노닌다는 의미다.

소요유 안에는 5개의 소주제 글이 있는데 그 중 1번 글 일부를 옮겨 보고 해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북쪽 컴컴한 바다에 곤이라는 물고기가 살고 있었다.

곤의 크기는 몇 천리나 된다.

나중에는 새로 변하는데 새의 이름은 붕새다.

붕새는 등의 길이가 몇 천리가 된다.

한번 힘껏 날면 날개가 마치 하늘에 드리운 것 같다.

붕새는 바다가 요동칠 때 남명이라는 남쪽의 바다로 날아간다.

남명은 하늘의 연못이다.


[해석]

'곤'은 물고기 알을 뜻하기도 하고 물고기를 뜻하기도 한다.

첫 문장에는 곤이라는 물고기가 살고 있었고 크기가 몇 천리나 된다고 했지만 사실은 곤이라는 알이 물고기로 부화되어 크기를 점점 키워 몸 길이가 몇 천리에 이르게 되었다고 해석하는 게 옳다.알에서 부화한 물고기는 다시 등의 길이가 몇 천리나 되는 붕새로 변해 바다가 요동칠 때 하늘의 연못인 남쪽 바다로 날아 간다.


그냥 읽으면 별 내용도 아닌 것 같은 이 이야기가 왜 장자 책 1장에 있는 것일까?


여기서 장자는 우리 인간도 붕새가 되라고 말한다.

이것이 옳다 저것이 옳다 이것은 좋다 저것은 나쁘다 처럼 작은 것에 연연하지 말고 사사로운 기준에서 벗어나 큰 존재가 되라고 가르친다. 붕새와 같은 큰 존재는 그저 되는 것이 아니다. 등의 길이만 몇 천리나 되는 붕새도 원래는 작은 알이었다. 알이 부화되어 물고기가 되고 몸 길이를 몇 천리로 키웠다. 이 과정을 덕을 쌓는 과정이라고 한다. 덕은 다른 말로 함량이라고도 한다. 자신의 함량을 무한이 키워 물고기가 되고 물고기가 되는 과정이 있어야 붕새로 변할 수도 있다. 붕새가 되었을 때 작은 것을 초월하는 존재가 된다. 모든 것을 초월한 존재가 되었을 때 비로소 소요유할 수 있는 것이다.


물이 깊지 않으면 큰 배를 띄워줄 만한 힘이 없다.

한 잔의 물을 마루의 옹이가 빠진 패인 곳에 부으면 작은 풀을 띄울 수는 있지만

술잔을 놓으면 잔은 가라앉고 만다.

물은 얕은데 띄우려고 하는 물건이 크기 때문이다.


[해석]

이 역시 함량에 대한 이야기다.

나무로 된 대청마루 한 부분에 나무 옹이가 빠져 조그마한 홈이 생겼다. 여기에 물을 부으면 아주 조금이지만 물이 고인다. 이곳에는 작은 풀잎 하나는 띄울 수 있다. 술잔을 띄우려 한다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가라 앉는다.

인간도 이와 같이 자신을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나의 함량은 작은 풀잎을 띄울 정도인가? 술잔을 띄울 수 있을 정도의 부력을 가졌는가? 물고기가 함량을 키워 붕새가 되었듯이 우리도 함량을 키우라는 말이다.


매미와 산까치는 그런 붕새를 보고 저희끼리 비웃으면서 쑥덕거린다.

"우리는 몸부림을 치면서 날아봐야 겨우 느릅나무와 박달나무 위에나 올라갈 뿐이고 때로는 그나마에도 못 미쳐 땅에 떨어지고 말지. 그런데 무엇 때문에 9만리까지 올라가고 또 남쪽으로 날아간단 말이야?"

푸른 숲이 우거져 있는 교외로 가는 사람은 세 끼 분의 밥만 싸가지고 가도 돌아올 때 아직 배가 덜 꺼져 있다.

100리를 가는 사람은 하룻밤 묵고 오는데 필요한 식량을 찧어야 한다. 1000리를 가는 사람은 석달 먹을 식량을 마련해야 한다. 이 두 동물이 붕새의 경지를 어떻게 알겠는가?


[해석]

매미가 대붕의 뜻을 어찌알까?

자신의 함량이 낮으면 큰 사람이 하는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다.

우물안의 개구리가 바다를 상상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큰 사람이 끝임없이 자신을 연마하는 과정을 보고 '굳이 저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나'라고 생각한다.

작으면 크게 보지 못하고 못 보니 꿈을 꿀 수도 없고 행동할 수도 없다.

그저 세끼분의 도시락만 싸고도 큰 일을 했다고 생각하고 그것만 있어도 사는데 문제가 없다.

석달 먹을 식량을 준비하는 것은 감히 상상도 못하고 그럴 필요도 없는 삶이다.


장자는 책 전체에서 벗어남을 이야기한다. 작은 기준, 작은 가치에서 벗어 날때 절대 자유를 이룬다라고 말한다. 그게 소요유다.


손정 저서 : 글쓰기와 책쓰기 / 당신도 불통이다 / 활기찬 업무력손정 인문학 강의 : 노자, 장자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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