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과 실패도 작은 노력부터다
전자기 유도 법칙을 발견한 패러데이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과학자가 아니었다.
1791년 런던에서 태어난 패러데이는 읽기, 쓰기와 같은 기초 교육만 받고 열 세살 부터 서점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역할은 신문 배달과 수거.
꼼꼼함과 성실함을 일 년 동안 관찰한 서점 주인은 7년 계약의 제본공 도제 과정을 제안했다.
도제란 수공업 기술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장인 밑에 들어가 배우는 과정 또는 과정을 거치는 사람을 뜻한다.
제본공이 하는 일은 종이를 엮어 책을 만들거나 낡은 책을 새롭게 꿰매는 작업이었다. 오늘날까지 읽히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도 패러데이의 손을 거쳐 책으로 제본되었다. 도제 생활을 위해 서점에서 거처하게 된 그에게 최고의 혜택은 책을 마음 껏 읽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런 환경이라면 한 권쯤 삶에 큰 영향을 미친 책이 나타나기 마련인데 아이작 와츠의 '정신의 개선'은 개인의 성공을 위해서 독서, 메모, 강연 듣기, 편지 교환의 네 원칙을 실천하라고 쓰고 있었다. 패러데이는 실제로, 읽은 책의 주요 내용을 메모해서 자기만의 책을 만들었고 과학 강연을 듣고 강연에서 만난 사람들과 편지를 주고 받았다.
당시 영국은 전국적으로 과학 강연이 유행이었다. 입장료가 비싸 강연 참석 기회를 쉽게 얻지 못하던 패러데이는 과학 강사 존 테이텀이 가난한 사람을 위해 개설한 강연에 참석하고 들은 내용을 현장에서 메모한 후 돌아 아서는 다시 책으로 정리했다. 이 책을 서점의 단골 고객이었던 영국 왕립연구소 회원이었던 윌리엄 댄스가 보고 당시 가장 유명하고 비싼 과학 강연인 험프리 데이비의 강연 입장권 네 장을 구해 주었다.
험프리 데이비는 염산, 요오드와 같은 원소를 발견한 최고의 화학자였다. 패러데이는 이 강연을 보고도 평소와 다름없이 내용을 메모하고 책으로 정리했다.
7년간 도제 과정이 끝날 무렵 험프리 데이비의 강연을 접한 패러데이는 과학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왕립학회 회장에게 편지를 써 작은 일이라도 좋으니 학회에서 일을 시켜달고 편지를 썼으나 거절당하고 만다. 좌절하지 않고 이번에는 자신이 정리한 책을 동봉하여 험프리 데이비에게 같은 내용으로 편지를 보냈다. 돌아온 험프리 데이비의 답변은 '언젠가 필요하면 부르겠다' 였다. 언젠가라는 말은 너무 멀고 막연했지만 생각보다 기회는 빠르게 찾아왔다. 험프리 데이비가 실험을 하다 눈을 다친 것이다. 실험을 도와주고 필기를 해줄 조수가 필요하자, 자신의 강연을 꼼꼼히 기록한 책을 보낸 패러데이가 생각났다. 패러데이의 직함은 임시 필기생. 험프리 데이비의 눈이 나을 때까지 단 며칠 간의 기회였지만 패러데이는 성실함과 열정을 정직원 만큼이나 쏟아냈다. 며칠 후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지만 얼마 후 왕립연구소 실험 조수가 강연장에서 싸움을 벌이다 해고 되는 일이 생겼다. 험프리 데이비는 즉시 패러데이를 추천했고 1813년 22살의 나이로 영국 왕립연구소 화학 실험 조수가 되었다.
이후 패러데이는 험프리 데이비로부터 도제식으로 화학을 배웠고 함께 강연 여행으로 유럽 전역을 일년 반동안 돌아 다녔으며 여행 후에는 조수 역할에 실험장치와 광물 표본 관리 역할까지 맡게 되었다. 이후 1825년에는 실험실의 책임자에 이르게 된다.
결국 전자기 유도를 설명하는 패러데이 법칙은 책을 읽고, 책의 내용을 실천하며, 배운 내용을 꼼꼼하게 정리하는 습관에서 시작되었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묵묵히 공부만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알리고 기회를 찾으려는 노력을 하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도하는 열정을 더했다. 성공도 실패도 시작은 꾸준한 노력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