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무죄! 무전무죄는 신의 보호하심-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이노센트맨을 보았다. 제목에서 대충 어떤 내용인지 짐작이 가는 다큐멘터리이다.
예전에 아들 추천으로 ‘살인자 만들기’를 몰입해서 봤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다큐이다.
그것만큼은 아니지만 마음속에 글로 남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존 그리샴이라는 작가가 유일하게 쓴 논픽션 소설로도 유명하다. 1980년대 오클라호마주 에이다에서 일어나 두 가지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잡은 사람들이 진범이 아니었다. 그런데 수사과정에서 제대로 항변의 기회를 얻지도 못했다.
심지어는 당시 경찰들이 마약조직과 관계를 맺고 있었는데 나중에 잡힌 진범이 그중 한 명이었다.
12년 복역 후 DNA 검사가 발달하면서 진범이 바뀌어 풀려난 사건이다.
그리고 한 가지 사건은 33년간 자신이 짓지도 않은 잘못으로 아직도 감옥에 있다.
변호사가 재심을 요구했으나 한차례 기각당해 지금 더 내용을 보완해서 다시 청구한다고 한다. 얼마 전 '그것을 알고 싶다'에 방영되었던 순천 막걸리 사건과 참 많이 닮아 있다.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피의자는 한글도 잘 몰라 조서에 무슨 말이 적혀있는지도 모른 채 사인을 했다. 피의자로 지목된 남편은 어이없게도 딸과 성관계를 맺는 것이 발각되어 아내를 죽이려는 계획을 공모했다고 하는 막장드라마의 주인공이 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딸은 지적 경계성 장애로 한차례 임신을 하여 아이를 입양시킨 전력이 있다.
그런데 옆집에 사는 아저씨가 그 집의 딸 세명을 번갈아 성폭행했다고 한다.
그래서 신고하러 경찰에 갔다. 경찰에서는 살인 사건직후 가장 가까운 가족을 조사했었다.
그런데 아빠와 딸에게 어떤 혐의점도 발견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옆집남자와의 관계를 조사하던 중에 갑자기 검찰로 사건이 넘겨지면서 피의자로 둔갑해 버렸다.
검찰에서는 한차례 아이를 낳았고 입양했던 점을 이용해 절대 아빠가 자기를 성폭행한 적이 없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엮어 사건을 해결한다.
당시 사건이 이렇게 알려졌으니 모두 혀를 차고 사형시켜 마땅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우리 사회에는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할 것 같지만 실제로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듯하다. 모두 다 좋은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것부터가 벌써 다르다.
우리가 흔히 아는 OOO을 선호하는 이유도 아무리 큰 사건도 쉽게 빠져나오는 모습을 보기 때문이 아닌지 모르겠다.
국선 변호사는 진짜 사명감으로 하지 않는다면 재판에 이긴다고 한들 성공 보수도 없으니 온 힘을 다해 사건을 조사하거나 변호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면에서 이노센트맨과 순천 막걸리 살인사건은 너무나 닮아 있다.
그래서 더욱더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이 남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고 성공했으면 좋겠고 주위에 좋은 직업을 가진 친구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온 세상이 돈의 노예로 살게 만드는 것 같아 왠지 씁쓸하다.
22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세상에 나온 그분들의 남은 생은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