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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이 맞게 될 고교학점제(3)

-고교학점제 1,2,3, 순서대로 봐주세요-

by 집공부

현재 초등학생들이 맞게 될 고교학점제 (3)

-변화에 어떻게 대비하면 좋을까?-


강연 활동에서 학부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어느 고등학교로 가면 좋을까요?” 진학에 관한 문제였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아이의 성향을 고려하시되 특별한 고려사항이 없다면 가까운 학교에 가시는 것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곤 했다.

그런데 2025년부터 시행되는 고교학점제 하에서는 단순하게 가까운 거리의 학교를 선택하기보다는 더 공을 들여 학교의 교육과정을 살펴보고 선택해야 한다.

이유는 우리 아이에게 많은 교과목의 선택권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 아이가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데 과학중점고등학교로 진학을 하게 된다면

다양한 사회교과를 담당하실 교과 선생님이 부족하여 그 과목 개설이 어려울 수 있다.

이럴 경우 타 학교 학생들과 함께 듣는 공동 교육과정을 선택하여 그 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과목이 대부분이라고 한다면 어떨까?

아이는 그 학교에 다니는 의미가 크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가까운 학교가 아니라 학교 알리미를 즐겨찾기 해놓고 내가 가려는 학교가

사회교과 중점학교인지 과학중점학교인지 예체능 중점학교인지를 파악하고 입학하라고 권하고 싶다.

또 1학년 공통교과 과정을 제외하고 2.3학년에서는 일부 교과목을 제외하고 자신의 진로와 관련되어 배우고 싶은 교과목을 선택하여야 한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식당에 가도 메뉴만 보고서는 그 맛이 과연 내가 선호하는 것인지 잘 알지 못해 결국은 익숙하고 내가 아는 맛을 선택하게 되어있다.

마찬가지로 교과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선택이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1학년 1학기 말쯤 교육과정 설명회를 하게 된다.

물론 수시로 아이들에게 안내를 하기도 하지만 진로가 뚜렷하게 정해지지 않은 아이들은 방황할 수밖에 없다. 결국 자신의 진로를 빨리 찾을수록 좋다는 결론이다.

자신이 어떤 것을 잘하고 좋아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하기 위해 부모는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


지난 코로나로 2년 여간 우리 식구들은 세상과 거의 단절된 상태로 지냈다.

갑자기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 갑갑했던지 딸아이가 갑자기 비즈공예를 시작했다.

유튜브만 보고 그대로 따라 했는데 제법 그럴싸하게 잘 만들었다.

딸 덕분에 백화점에서 본 적 있는 비즈 반지가 색깔별로 생겼다.

딸아이가 유튜브를 보고 만들어준 반지들-엄마를 위한 대 사이즈 ㅎㅎ

딸아이는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미적인 감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자유학기제를 통해 아이들은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또 평소 가정생활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양한 것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문제는 또 있다.

2024년 2월에 발표될 수능시험의 변화이다.

아무리 자신의 진로적성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대입으로의 연결을 하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수능과 무관한 과목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고1 과정만 나오는 수능부터 서술형 수능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앞으로 남은 2년간 수없는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대통령 선거에 나온 후보들 대부분이 공정성 강화 측면에서 정시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수능 확대가 정말 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까?

제자들 중에 환경이 어려워 재수를 하기 어려운 아이들도 있고 의대 갈 점수가 나올 때까지 재수 삼수를 시켜 결국 수능성적이 잘 나오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수능은 재수, 삼수할수록 좋은 성적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왜냐하면 수능에만 올인할 수 있고 수능의 유형 패턴을 기출문제를 통해 잘 이해하고 거기에 맞춰서 공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능점수 최하위에서 10년간 꾸준히 시험을 보아 만점을 받은 ooo 씨는 현재 학습코칭 지도 강사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수능 공부법을 전수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현재와 같은 정답을 골라내는 수능 방식은 21세기 역량을 필요로 하는 인재를 선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올해 수능 만점자는 반수생인 (현 고려대 행정학과 재학 중) 김선우(동탄국제고 출신)양 한 명인것도 수능 시험은 기출문제 유형 연습을 많이 할수록 유리하다는 반증이다.


나는 수능시험이 공정한 것이 아니라 평가결과에 대한 시비가 덜하다고 말하고 싶다.


또 많은 학부모님들의 관심사는 과연 특목고 폐지될까?이다.

우리나라는 교육도 정치적인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어서 솔직히 장담하기는 어렵다.

(내년에 대통령 선거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항상 강조하지만 특목고가 좋아서, 일반고보다 선생님들의 열의가 높아서, 대입 성적이 좋은 것이 아니다.

원래 공부에 강한 의욕이 있는 소위 공부 잘하는 아이들만 모여 있기 때문에 대학 입시에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엄밀히 따지면 과학고나 외고가 수능 공부하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다.

왜냐하면 수능에 나오지도 않는 전공 교과 심화과목이 많이 포함되어 오히려 수능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

하지만 그 아이들이 비교적 대입에 좋은 입시결과를 보이는 이유는 자신이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를 항상 고민하고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하기 때문이다.

그런 아이들이 일반고로 진학했다면 해야 할 공부가 줄어들기 때문에 오히려 더 좋은 입시 결과를 얻었을 수도 있다.


실제로 우리 학교(비평준화 지역에서 중학교 내신 130점대 아이들이 진학하는 학교)에서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던 이 oo양은 고3 졸업 때까지 엄청나게 큰 점수 차이로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었다.

내신 점수 1.0이라는 어마어마한 결과를 들고 서울대 치의예과에 합격하였고 대학에서도 늘 상위권을 유지했다.

만약 이 아이가 과학고로 진학했더라면 과연 같은 결과가 나왔을까?


일반고에서 근무하는 선생님들은 공부에 상처가 있는 아이들과 매일 씨름하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

아이들이 뒤늦게 공부의 맛을 알아가고 선생님들의 응원과 사랑에 힘입어 자신만의 공부법을 정립하여 성장해 나가는 모습은 설명할수 없는 기쁨이다.


많은 학부모님들은 특목고 진학=원하는 대학 입학으로 믿고 있는 경향이 있다.

또 친구관계 등을 고려해 특목고 진학 자체를 목표로 하시는 분들도 많이 만나봤다.

하지만 특목고에 가서도 20%를 제외하면 자신이 원하는 그 대학에 가지 못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 대한 기대치가 다르다.

300만 원 월급에 감사하고 만족하며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1000만 원에 기대를 맞추면 800만 원에 속상해하는 사람도 있다.

특목고를 졸업하고 oo대학에 들어간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대학생활 부적응하는 아이들도 많다.


고교학점제는 반드시 수능의 큰 변화와 만나게 되어있다.

고교 내신이 1학년을 제외하고 2,3학년 5단계 성취평가제로 바뀐다.

5단계 성취평가를 하게 되면 가장 큰 이익을 얻는 것은 특목고 학생들일 수밖에 없다.

또 수능이 지금 흘러나오는 이야기처럼 서술형 수능 형태로 바뀐다고 한다면

아무래도 프로젝트 수업이나 토론 수업을 많이 할 수 있는 환경인 특목고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고교학점제를 시행하면서 굳이 특목고를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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