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내기
마음으로만 담아두었던
카페에서 책 읽기에 도전했다
매우 쉽고, 단순하고, 누가 막아서지도 않건만
나는 머뭇머뭇 망설였는데
이유 또한 단순하게 용기였다
카페는 커피나 차를 마시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에 괜스레 카페 주인에게
미안함이 일 것 같아서-
산책 후 돌아가는 길 깊숙한 카페로
치타처럼 느닷없이 방향을 꺾었다
마지막 연휴 끝 한산한 카페에서
달달한 바닐라라테 친구 삼아
캠핑의자에 앉아 책을 펴든다
병아리 모이 먹듯
커피 한 모금, 글 한 줄
가끔 먼산 바라기하고
째즈음악을 배경색으로
그리는 나만의 시
활짝 핀 이팝꽃처럼
내 마음도 어느새 하얗게 피었다
도서관에는 자주 가는 내가 카페에서 책을 읽거나 글 쓰는 사람을 보면 부러웠었다. 그런데 막상 노트북을 가지고 카페에 가려면 왠지 주저되었다.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 때문에 회전율이 낮다는 기사를 접하고 온갖 전자기기를 들고와 자기 집 거실처럼 사용하는 게 민폐 같기도 했다. 눈총받기 싫고 민폐 끼치기 싫어서 망설이다가 생각만으로 끝났다. 언젠간 나도 카페에서 잠시 글 쓰는 장면을 연출하고 싶었다.
산책이 끝나고 그냥 집으로 돌아가긴 아쉬웠다. 도서관이 휴관하는 날이라 책 한 권 들고 카페에 들어섰다. 마침 카페에는 손님이 나 포함 한 명밖에 없었다. 커피를 주문하고 캠핑의자에 앉아 책을 읽으려니 짝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듯 설레고 두근거렸다. 내 분위기를 살려주느라 미리 준비했는지 째즈가 흐르기에 라테를 홀짝이며 책을 한 시간 정도 읽다가 돌아왔다. 별 것 아닌 그 일이 처음 해본 내겐 왜 그리 두근거리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