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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이 Jul 07. 2022

휴직 기간에 대학원

공부를 하고 싶다!

 휴직을 하고 대학원을 다닐 생각이었다. 이미 3학기를 다녔고, 1학기만 남은 상태여서 딱이라고 생각했다. 난임휴직이기 때문에 임신을 위한 이런저런 시술을 하더라도 너무 임신만 생각하지 않고 집중할 다른 뭔가가 필요하기도 했다. 대학원을 다니면서 취미생활도 이것저것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브런치에서 난임휴직 후기글을 찾아보던 와중에, 난임휴직을 하면 해외여행을 못 간다는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난임휴직은 질병휴직에 해당하기 때문에 휴직기간에는 질병을 치유하는데 집중해야 하는데, 해외여행을 가면 휴직의 목적 외 사용이 돼서 징계를 받을 수 도 있다고 한다. 순간 흠칫했다. 이런 식이라면 대학원도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임휴직 기간에 대학원에 갈 수 있는지 빠르게 검색했다. 교사는 안된다는 내용을 찾았는데 국가공무원도 안되는지 찾기 어려웠다.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 부처 내 감사과에 연락했다. 인사과와 논의해 본 후 알려주겠다고 한다. 우리 부처에는 난임휴직도 별로 없지만 난임휴직 중 대학원을 간 사례는 거의 없었던 듯하다.


 초조하게 답변을 기다렸다. 결국, 온 답변은 휴직의 목적 외 사용에 해당하여 불가하다는 것이었다.. 내가 너무 난임휴직을 안이하게 봤구나. 난임휴직 기간에는 해외여행을 못 하고 대학원도 가지 못한다. 휴직 후기 글을 찾아보지 않았더라면 하마터면 대학원에 복학할 뻔했다. 휴.. 다행이었다. 



 며칠 후 점심에 다른 부처 동기와 식사를 했다. 미국에서 석사 취득을 위해 휴직을 하고 2년 동안 유학을 다녀온 친구였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지금 복직한 지 한 달 정도 되었는데, 다음 달에 다시 미국에 가서 5년 동안 박사 공부를 할 계획이라고 한다. 대단했다. 나는 1년이 안 되는 기간을 난임휴직 신청할 때도 여러 번 고민했는데 7년 동안의 휴직을 단숨에 결정해버리는 그 결단력이 멋져 보였다.


 사실 지나고 나면 6개월, 1년은 별게 아니다. 대학 때도 재수하면 세상이 무너지는지 알고 현역으로 갔는데, 다른 친구들을 보니 재수, 삼수는 인생에 아무 영향도 주지 않더라. 당시에는 1년이라는 기간이 굉장히 긴 것 같고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 지만 결론은 그렇지 않더라. 인생은 길고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몰라서..

 

 결론적으로 휴직기간에 대학원 복학은 못하게 되었다. 지금은 이 휴직기간이 길고, 경력단절이 내 인생에 굉장히 큰 이슈라고 생각하지만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대학원에 가지 못한 아쉬움은 뒤로하고 또 다른 집중할 것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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