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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이 Jul 06. 2022

휴직자에게 주말이란

주말? 평일?

 휴직을 하고 나서 첫 번째 주말을 맞았다. 회사에 다닐 때는, 평일에 힘들었던 나에게 보상이라도 하듯이 주말에 아무것도 안 하고 싶었다. 주말 중 하루 정도는 밖에 나들이를 가더라도 하루만은 집에서 굴러다니면서 유튜브 하고 넷플릭스 보고 의미 없는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보낸 주말은 심한 월요병을 가져다주었다. 주말이 지나도 다시 일할 힘이 충전되거나 활기차 지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항상 주말을 기다렸다.


 그런데 휴직을 하고 달라졌다. 평일에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그랬더니, 주말에도 평일과 비슷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나를 발견한 것이 아닌가. 신기하게도 전혀 힘들지 않았다.


 더 이상 주말을 흐릿한 눈빛과 무기력한 몸짓으로 보내지 않아도 되는 걸까? 물론, 아직 휴직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속단하기엔 이르다. 하지만 평일에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고 누적된 피로도 거의 없어서 이런 상태가 지속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물론, 바뀔 수도 있다.)


 예전에 어느 책에서, 회사에서 자리가 높을수록 지치지 않고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해 읽은 적이 있다. 과장님은 나이가 있음에도 항상 지치지 않고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신기해하던 차였다. 그 책에서는 방향키를 잡고 있는 사람은 힘들지 않다고 다. 운전자와 동승자를 예로 들었다. 운전자는 어디로 가는지 알고 스스로 운전을 하기 때문에 괜찮지만, 어디로 갈지 모르고 옆에 앉아서 따라가는 동승자는 멀미가 난다는 것이다.


 그 글을 읽고 무릎을 탁 쳤었다. '과장님은 자신이 가고 싶은 방향으로 과를 움직일 수 있어서, 일에 대한 결정권이 있어서 지치지 않는구나! 부럽다..' 지금의 내가 렇다. 내 삶에 대한 선택권이 있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스스로 결정해서 멀미가 안나는 것 같다. 지치지 않는 것 같다.  


 몸소 배운 새로운 발견이다. 평일에 내 결정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 주말에 피곤하지 않구나! 피로를 회복한다는 미명 하에 주말을 의미 없이 흘려보내지 않아도 되겠구나. 휴직이 나에게 더 많은 시간을 가져다준 것 같다.


 회사에 다닐 때는 평일에 고생했으니 주말에 쉬어야 한다는 보상심리가 나를 옥죄고 있었. 다시 회사에 돌아가면 휴일을 다르게 보내보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하며 활기를 채우는, 다시 일할 힘을 충전하는 휴일로 만들고 싶다. 휴직기간 동안 그 방법을 아나가야겠다.(물론 복직하고 잘 실행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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