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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이 Jul 08. 2022

평일 낮 카페 가기로 만들지 말자

휴직하면 하고 싶은 일

 아침 일찍 회사에 가다가 새파란 하늘을 보면 갑자기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이 좋은 날씨에 교외에 있는 카페에 가서 차가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하고 싶다. 그렇게 두세 시간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면 너무도 행복할 것 같다. 꿈같은 상상이다.


 그런데 이제 그 상상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휴직을 하니 매일 아침 카페에 갈 수 있다. 새파란 하늘을 질리도록 볼 수 있다. 그런데 신기할 만큼 휴직하고 아침에 카페 가는 일이 드물다. 마음만 먹으면 카페에 갈 수 있는데, 그러니까 오히려 가지 않게 되었다. 내일 해도 되고, 모레 해도 되니까. 



 오늘 해도 되고 내일 해도 되는 일은 뒤로 밀려나게 된다. 반드시 이 순간에 해야 하는 것이 아니면 기약 없이 뒤로 밀려나곤 한다. 그러다가 어느덧 기한이 다 되어 결국엔 한 번도 못해보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 다이어트도 그렇다. 다이어트는 오늘 해도 되고 내일 해도 돼서 계속 밀려나다가 결국에는 여름이 지나고 한 해가 지나도 시작하지 못한다. 


 내 인생에서 뒤로 밀려나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이 있다. 내가 즐기고 경험하고 배우는 것은 뒤로 미뤄놓고 싶지 않다. 새파란 하늘을 보면 당장 오늘 카페에 가고, 색다른 것이 필요면 당장 오늘 하고, 배우고 싶은 것이 생기면 당장 오늘 강의를 들으러 가고 싶다. 


 당장 하기로 정해야, 결심해야 내 인생 뒤로 밀려나지 않는다. 바로 지금 하게 된다. 재테크를 위해 당장 유명한 강의를 수강 신청했고 강의력을 높이기 위해 아마추어 강사모임에 들어갔다. 꾸준한 걷기를 위해 습관 모임에 들어갔고 글을 쓰기 위해 브런치 작가를 신청했다. 


 오늘 해도 되고 내일 해도 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꼭 오늘 해야 하는 환경을 만들었다. 그런 환경에 나를 밀어 넣어 당장 오늘 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졌다. 그런 일들로 하루하루를 채워나가는데 회사 다닐 때와는 또 다른 기분이다. 


 오늘 해야 하는 일이 정해져 있는 건 같지만 그 일이 회사가 정한 것인지 내가 정한 것인지가 다르다. 내가 원하는 일들로 차곡차곡 채워진 하루는 생각만으로도 충만하다. 내가 정해놓은 하루를 보내면 뿌듯함이 이루 말할 수 없고, 진정 내 삶을 사는 것 같다. 


 하고 싶은 일을 평일 낮의 카페 가기로 만들지 말자. 내 인생 뒤로 밀려나 세상을 못 보게 하지 말자. 바로 오늘, 지금 당장 해야 하는 환경을 만들자. 그래야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삶에 더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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