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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Reeee Aug 06. 2017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내가 헌신한 이야기

feat. 군대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나의 군 시절 이야기다. 군대도 사람 사는 곳인 만큼 부대원들이 살맛나게 하는 몇가지 규칙이 있었다. 그 것들 중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온도와 야외활동에 관한 것이었다. 여름에 너무 더우면 야외 활동을 안 시키고 낮잠을 재워줬다. 겨울에 너무 추우면 아침 달리기를 할 때 옷을 입고 뛰게 해줬다.(실제로 온도가 영하로 안 떨어지면 상의를 벗고 뛰었다. 어중간하게 추우면 칼바람을 맞으면서 달려야 했다.)

 엄청 사소해 보이지만 다녀온 사람들은 안다. 이게 얼마나 필요한지...

 그럼 너무 덥거나 너무 춥다의 기준은 무엇인가? 온도와 습도를 측정해서 분류하는 방법이 있었다. 그럼 누가 온도와 습도를 재느냐? 내가 쟀다. 군대 내의 여러가지 근무 중에 상황근무 라는 것이 있다. 부대 내의 여러가지 상황들을 기록하거 보고하는 것이 임무다. 우리 부대 상황병은 거기에 온도, 습고 측정까지 맡은 것이다.

 우리 부대 상황병들은 상황에 맞춰서 부대원들의 멘탈을 관리해 줬다. 온도, 습도계를 보고 부족하면 조금씩 조정을 하는 것이다. 겨울에는 조금 더 낮게. 여름에는 조금 더 놉게. 이런 우리의 노고로 인해 우리 부대원들은 유난히 실내활동을 많이 하고 낮잠을 많이 잤다. 걔네들은 아마 아직도 우리의 헌신을 모르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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