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찍는 다는 것
일상이 너무 무료해. 지겨워. 항상 똑같은 하루하루가 너무 싫다.
내 삶을 가득 채웠던 말들이다. 항상 재밌는걸 찾아다니고, 찾지 못하면 우울해 했었다. 게임도 해보고 연애도 해보고 친구들도 만나고 이것저것 해봤지만 뭔가 채워지지 않았다. 그럴수록 더욱더 순간적인 즐거움을 찾아다녔다.
이런 악순환을 깬건 내 주변의 소소한 것들을 찍기로 결심했을 때였다.
예술이 뭐 있나? 그냥 찍어보자.
가볍게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카메라를 얻은 뒤부터 항상 목에 걸고다녔다. 이쁜걸 발견하면 언제든지 찍을 준비가 된 것이다. 그 때부터 주변의 사물들을 자세히 살피기 시작했다.
처음엔 밤에 빛나는 불빛들을 찍기 시작했다. 나는 밤을 좋아한다. 밤의 착 가라앉은 공기가 마음에 안정을 줬다. 그 공기 속에서 불빛을 찾아다니는 시간이 행복했다.
신기하게도 더 이상 지겹지가 않았다. 재밌었다. 새벽 2시, 3시까지 사진을 찍고 자도 다음날 아침 7시면 눈이 번쩍 뜨고 또 사진을 찍으러 나갔다.
얼마전 채사장의 『열한계단』이라는 책을 읽었다. 작가가 경험한 인생의 도약을 계단으로 비유해서 쓴 책이었다. 나에게 있어선 이 사건이 한가지의 계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