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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Feb 13. 2022

070 어려울 때 감사하면 좋은 길이 열린다

의인이여 너희는 야훼로 말미암아 기뻐하며 그의 거룩한 이름에 감사할지어다(시 97:12)


어느 대학의 운영 책임을 맡으신 목사님이 이사회에서 일어난 분쟁에 휘말려 의도치 않게 해직되고 말았다. 좌절한 그는 마음을 정리하고 기도하기 위해 기도원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곳에서 잠 못 이루는 한밤중에 큰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그래도 잃은 것을 생각하지 말고 남아있는 것을 헤아리며 감사하되 그냥 감사하지 말고 노트에 기록해보자"


건강한 것에서부터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것 등 차분히 감사할 거리를 헤어리며 적어보니 무려 50가지가 넘었다. 적은 것을 다시 읽으며 생각나는 것을 기록해보니 이번에는 100가지가 넘었다. 그는 노트를 들고 눈물을 흘리며 감사했다. 그러자 현실에서 받은 상처와 고통, 원한과 증오를 잊고 은혜 안에 회복된 자아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이때부터 감사의 신앙으로 잘못된 현실과 맞섰고 얼마 있지 않아 새로운 길이 열리며 전보다 더 좋은 조건에서 강단에 설 수 있게 되었다.


많은 사람이 지금 당장 잃어버린 것으로 인해 가슴 아파하고 절망하며 원망하고 증오의 마음을 갖고 살아간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잃어버린 것보다 그동안 받은 것이 훨씬 큰 것을 발견하게 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감사하는 자에게 신실하신 주님은 좋은 길을 열어주신다.


<감사로 시작하는 365> 중에서




"작품은 개인의 뿌리에서 피는 꽃"이라고 이태준 작가가 말했다.

즉 자신이 누군지를 정확히 알고,

자신의 말과 글로 이야기를 써 내려갈 때 비로소 작품이 된다는 것이다.


난 요즘... 내가 누구인지, 나를 찾고 있다.

갑작스러운 부모님의 병환과 소천의 충격으로

2021년 일 년을 그냥 그냥 뭘 했는지도 모르게 보냈었다.

얼마 전 스케일링 때문에 치과를 갔는데. 작년에 치료한 치아에 대해 물어보는 게 아닌가...

어머...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만큼 정신줄을 놓고 산 것이다.

돈도 벌지 않고, 글도 쓰지 않고, 기도도 하지 않고. 그냥 그냥 울면서...

그러다 작년 11월부터 쓰게 된 브런치는 나를 다시 알아가는데 큰 힘이 되었다.


처음 브런치를 쓰게 된 동기는

나와 같은 처지의 보호자들이... 내 글을 읽으면서 막막해하지 말고, 이런 방향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려주기 원해서였다.

또 365 감사일기는 누군가 읽어보라고 쓰는 게 아니라, 내가 날 위해 쓰는 의식의 흐름이었다.

그런데 놀랍게.

정말 누군지도 모르는 분들이... 내 글에 하트를 날려주신다~

특히 아버지에 관한 글, 요양보호사, VRE항생제내성증 에 대한 글은 제일 인기가 많은데...

어떻게 알고 찾아오시는 몰라도 고맙고 또 고맙고,

나보다 훨씬 능력자인 분들의 글을 읽으며. 또한 겸손하게 됐다.

 

벌써...

오늘이 100번째 글!

내가 꾸준히 쓸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다.






재능으로 쓰지 말고, 재능이 생길 때까지 쓰라.

작가로서 쓰지 말고, 작가가 되기 위해 쓰라.

비난하고, 좌절하기 위해서 쓰지 말고,

기뻐하고 만족하기 위해서 쓰라.

고통 없이, 중단 없이, 어제보다 더 나아진 세계 안에서,

지금 당장, 원하는 그 사람이 되기 위해서.

날마다 쓰라.

- 김연수, <우리가 보낸 순간>



<소설가의 일>이란 산문집을 봐도 그렇고, 김연수 작가는 정말 대단하다.

어쩜 그렇게 글을 잘 쓸 수가 있을까... 되게 솔직해서 마음에 비수를 꼽는 글이 많다.

과거, 난 김연수 작가의 저 글을 책상 앞에 붙여놓고, 용기를 얻어서 열심히 글을 썼었다.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 어제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


같이 글을 쓰기 시작했고,

현재 카카오페이지 웹소설 로판 부문에서 1위를 여러   유명 작가가 얼마 전에 전화를 했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땐, 언니가 뭔 말을 하고 싶은 지... 한 참을 생각해야 했거든? 근데 언니가 열심히 노력한 세월을 내가 알잖아.... 언니 재능 있어. 글이 재밌다고! "

"재능은 무슨... 지난 1년을 아무것도 안 썼더니, 트루기도 다 까먹고.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아. 바보 됐다"

"절대 포기하지 말고... 브런치라도 매일 써... 고통스럽게 썼던 그 시간이 아깝지도 않아? "


그로기 상태로, 작가라는 것도 잊고 살았는데.

글동무였던 '우'작가의 격려는 굉장한 힘이 됐다.

(물론 기도의 동지 김 작가. 장 작가. 최 작가는 늘 곁에서 힘내라고 응원해주고 계심. 난 참 행복한 사람^^)

허세가 잔뜩 들어간 발로 쓴 글부터, 계약했을 때 제일 먼저 찾아와서 안아줬던

내 글의 변천사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친한 동생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



 

'작가는 밤하늘에 빛나는 북극성과 같아서, 그가 나타나는 자리가 세상의 중심이 된다'

- 이태준의 <무서록> -


어찌 보면 엄마의 병세는

엄마와 나에게 큰 불행이었다.

그러나 이 힘든 상황에서 감사로 하루하루를 버티면서...

감사의 글을 적어나가고 있는 내 현실...

점점 솔직해지는 글의 행태를 보며...


"나 정말 성장하고 있구나~"


어제보다 나은 오늘.

100번째 글을 쓰며 나의 나됨을 알아가고 있는 이 시간이...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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