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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Mar 21. 2022

097 엄마의 섬망

주 야훼께서 이 뼈들에게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생기를 너희에게 들어가게 하리니 너희가 살아나리라 (겔 37:5)


에스겔은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와서 선지자로 소명을 받은 후 줄 곧 그 땅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했다. 

에스겔 37장을 보면 하루는 그가 주의 영에 이끌려 골짜기에 다다랐는데 그곳에서 놀라운 환상을 보게 된다. 사방에 사람의 마른 뼈들이 널려있는 모습이었다. 이것은 당시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포로 생활 가운데 절망하고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하나님의 백성이지만 우상숭배로 인해 심판을 받고 멸망을 당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바벨론에서 아무런 소망도 가질 수 없는 마른 뼈와 같은 처지였다. 그러나 하나님은 에스겔에게 마른 뼈들이 다시 회복될 것임을 보이셨다. 하나님이 보내신 성령의 바람, 곧 생기가 마른 뼈들에 들어가자 죽음의 골짜기가 생명의 골짜기로 바뀌었다. 마른 뼈들이 서로 연결되어 힘줄이 생기고 살이 오르며 그 위에 가죽이 덮였다. 그리고는 마침내 살아나 극히 큰 군대를 이루었다. 


하나님을 떠난 인생은 죽음의 골짜기에 널린 마른 뼈와 같다. 하지만 성령의 바람이 불어오면 절망을 벗어나 소망을 얻고 그리스도 안에서 새 생명을 얻어 회복과 감사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감사로 시작하는 365> 중에서



엄마가 한 번은 에스겔서 37장을 펴서 읽어달라는 말씀을 하셨다. 

바로 이 본문의 말씀이다. 마른 뼈들에 살아있는 영이 들어가서 하나님의 군대로 변하는 이 장면이었다. 


"내 왼팔과 왼다리에 생기가 들어왔으면 좋겠다. 다시 일어나 걷고 싶다."

"아멘!"


엄마의 믿음대로... 정말로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죽었던 신경이 살아나서 다시 예전처럼 걸을 수 있는 기적을 기도하고 있다. 

그보다 확실한 건 육체적인 회복보단 영적인 엄마의 정신이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나는  엄마의 섬망 증세를 많이 걱정했다. 

영화 <조 블랙의 사랑>의 에피소드 중에, 저승사자인 조 블랙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죽음을 앞둔 할머니가 브래드 피트에게 자신을 언제 데리고 갈 거냐는 질문을 한다. 

그녀의 눈엔 겉으로 보이는 외모가 아닌, 4차원의 세계가 보이는 것이었다.

최근 <고스트 닥터>나 <하이 바이 마마!> 등과 같이 죽은 영이 주인공이거나 주인공에게 보여서 멜로, 미스터리, 공포 등의 장르물로 만들지는 드라마들이 방송되는데. 그게 허구라고 생각하니 재밌지만. 

분명히 현실에도 그 영적인 세계가 있다는 걸 알면 섬뜩하다.


크리스천이라면 귀신의 존재를 알고 있기 때문에, 

(성경에도 예수님을 시험하는 사단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 귀신이 엄마를 계속 약 올리고 시험한다는 것을 난 많이 걱정했었다. 

작년 가을에 위급해서 대학병원 응급실에 갔었는데, 

그 이후부터 보이는 10살 어린 여자아이의 환영 때문에 고생했다. 

심지어 그 아이가 손녀라고 헷갈려하셨다. 그래서 목사님을 비롯해서 가까운 지인들에게 이 환영이 보이지 않도록 기도를 부탁했었다. 

담당 교수에게 상담을 했더니, 대뇌에 혈전이 생겼다면 섬망 증세는 당연하다 말했다. 

제발 대뇌까지 손상 입지 않도록 난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제발... 엄마에게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그 기도가 통했는지

점점 엄마의 면역력이 좋아지고, VRE균이 떨어지고 재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니, 이 섬망은 줄기 시작했다.

모두 감사생활 덕이다. 

어느 누구보다 강했던 엄마가 중증환자가 되니 젤 무너지는 것이 정신력이었다. 


"엄마 제발. 정신줄 놓지 마!" 

 

그랬었는데....

매일 엄마와 함께 하는 말씀으로 함께하는 감사생활이 많은 도움이 됐다. 

우리에겐 마른 뼈도 영을 불어넣어 주시는 하나님이 계심을 되뇌고 또 되뇌고.... 

그래서 기적이 일어날 것이란 희망을 가지며...

코로나로 격리되어 답답해하시는 엄마가 내일까지 무사히 안전히 나오실 수 있도록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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