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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Mar 24. 2022

098 흑꼬리 도요새의 비행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들이지도 아니하되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기르시나니 너희는 이것들보다 귀하지 아니하냐(마 6:26)


뉴질랜드 생태학 연구팀은 철새들의 몸에 추적장치를 부착해 가장 먼 거리를 비행하는 새가 어떤 새인지를 알아봤다. 그 결과 뉴질랜드에서 한반도 압록강까지 장장 1만 205km를 비행하는 흑꼬리 도요새가 장거리 비행의 일인자임이 밝혀졌다. 

네이버 블로그:녹색 탐험

이 새는 최첨단 항법장치도, 장시간 비행에 필요한 연료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조의 섭리대로 유유히 노래하며 보이지 않는 길을 따라 날아가는 것이다.


흑꼬리 도요새의 비행을 보며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도 이와 같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즉. 인생의 여정 가운데 만나는 어려움 속에 안될 수밖에 없는 환경과 문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이끄시는 삶에 자신의 인생을 맡기며 절대 긍정의 믿음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자책과 후회, 원망과 불평의 삶이 아니라 공중의 새들조차 귀하게 여기시며 이들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여시고 보살펴주시는 주님을 온전히 믿는 삶이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의 머리털까지 다 세시는 섬세한 손길로 우리를 친히 보살피시고 소망의 길로 인도하고 계신다. 이 하나님을 믿는다면 우리 역시 찬양과 감사의 노래를 부르며 유유히 비행길을 나설 수 있을 것이다. 


<감사로 시작하는 365> 중에서



고3 딸을 보면, 희망이다.

요양병원에 누워 계신 엄마를 보면 늘 한숨이다. 

이 둘에게 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사람. 

그럼 중간에서 조율을 잘해야 하는데, 

잘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속상할 뿐이다. 

 

이쪽을 보면 웃고, 이쪽을 보면 울고... 하루에도 울다웃다 그래서 내가 팍삭 늙었다. 

울었다 울면 똥꼬에 털 난 다는데... 그 털이 나에겐 잔주름인 것 같다.

(예전 날 내 나이로 보는 사람이 없었는데, 이젠 내 나이로 보인다ㅜ) 고생을 했다는 말이겠지. 

  

지금 엄마의 회복 일기를 브런치 북으로 내려고 탈고를 하는 중이다. 

29개의 글을 다시 읽어보면서... 내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슈팅, 2021년 되게 힘들었겠지만. 잘 버티고 잘 살았네."


아... 고난과 역경은 오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그 시기를 꾸역꾸역 지나가면서 나도 어른으로 성장하고 있구나를 느낀다. 엄마가 나에게 브런치 북의 에피소드를 주려고 이러나 싶을 정도로.... 얼마나 위기의 순간들이 많았는지... 그 안절부절의 시간을 통해 소중한 것들을 알게 됐다.   

절망 가운데 희망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도 만났고, 

위기의 순간에 기도를 요청할 목사님도 만났고, 

나 스스로 믿음을 든든하게 다지는 결단도 하게 된 것 같다. 


작년 3월은 너무 막막했다. 정말 내가 욥 같았다. 

욥기의 내용을 보면, 욥은 하루아침에 재산과 자녀와 건강을 잃었고, 믿었던 4명의 친구에게 질타를 받으며... 인생이 참 씁쓸했겠다 싶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난 잘못이 없다고 변론을 하는데, 내가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하나님이 직접 욥에게 찾아오셔서 하나님이 하나 님됨을 말씀하신다. 


"내가 주에 대해 지금까지 내 귀로만 들었는데 이제 내 눈으로 주를 보게 됐습니다. 그래서 내가 스스로 한탄하며 티끌과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합니다"(우리말 성경 욥 42:5-6)


욥처럼 나도 나의 믿음의 강퍅함과 의로움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된 것 같다. 

아직 큰 깨달음은 없지만, 

이 긴 여정 가운데 엄마와 나, 그리고 나와 딸의 삶에 어떤 기적들이 생길지 기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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