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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Apr 10. 2022

102 잘 나가는 수학강사님을 쓰앵님으로 모시었다

절대 포기하지 말자

왕이 하만에게 이르되 너는 네 말대로 속히 왕복과 말을 가져다가 대궐 문에 앉은 유다 사람 모르드개에게 행하되 무릇 네가 말한 것에서 조금도 빠짐이 없이 하라... 모르드개는 다시 대궐 문으로 돌아오고 하만은 번뇌하여 머리를 싸고 급히 집으로 돌아가서(에스더 6:10-12)


마케팅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조서환 집사님의 이야기다. 그는 육군 소위로 복무하던 스물두 살때 수류탄 폭발 사고로 오른손을 잃었다. 이로 인해 군 복무를 계속 할 수 없게 되자 자신의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믿음의 아내가 용기를 북돋아 준 덕분에 그는 병실에서 대입 시험을 준비해 합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졸업 후 취엡에는 번번히 실패하고 말았다. 한 번은 면접관들이 그의 의수를 보고는 


"손 없는 인생. 괜한 고생 말고 그냥 편히 살라."


라며 불합격을 통보했다. 그 순간 죽고 싶은 마음뿐이었지만. 다음 날 아내와 함께 새벽예배에 참석해 하나님이 주시는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면접관을 찾아가 


"손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 일하는 것이 아닙니까"


자신의 의견을 한국어와 영어로 말했다. 결국 믿음을 바탄으로 한 이 용기있는 행동으로 그는 합격했고, 그 후로 30년간 마케팅 업계에서 큰 성공을 이뤘다. 


우리가 인생을 살다 보면 벗어날 수 없는 올무에 걸려버린 것과 같은 상황을 만날 때가 있다. 모르드개와 유다 민족이 그러했다. 그러나 모르드개는 포기하지 않았고,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로 반전의 주인공이 되어 민족을 구원하는 데 크게 쓰임 받았다. 하나님의 섭리를 믿는다면 믿음의 도전을 절대 포기하지 마십시오.


<감사 QT 365>  중에서




"중학교 때 100점 맞았던 친구가 고등학교 땐 이 성적이라고요? 전 이해가 안가는데..."

"선생님. 잘 좀 가르쳐주세요..."


꽃교가 3월 모평 시험을 보고, 내 얼굴을 보자마자 울었다.

수학을 어떡하냐고... 아무래도 포기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고3 들어와서 처음 본 시험인데 포기를 한단 말이 웬 말이냐...

꽃교의 말에 엄청 충격을 받았다.

이 성적인데 학원을 다니면 뭐하냐며, 그냥 인강을 보면서 혼자 공부하겠다는데...

결국 포기하겠다는 말로 들렸다.


안돼!!!

어떻게든 아이에게 자신감을 높여줘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딸의 눈물을 보니 지금 다니고 있는 동네 수학학원에 더 이상 맡길 수 없었다.

고민만 하던 중이었는데, 단비처럼 사촌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막판인데, 돈 좀 들여서라도 꽃교 수학 점수를 끌어올려야 하지 않겄니?"

 

언니한테 말도 안 했는데, 언니는 어떻게 딱 알고 전화를 했지?(나의 기도가 바로 응답됨)

감사하게도 사촌언니는 입시 코디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에 나오는... 그런 쓰앵님~

김주영 쓰앵님처럼 카리스마 있게 고등학생들 성적을 관리해주고 대학을 보내는 능력자다.


언니는 꽃교가 자사고를 가겠다고 했을 때,

내신이 걱정이 되지만 그래도 분위기를 본다면 좋은 생각이라고 격려해줬었다.

꽃교는 용기 있게 면접과 자소서를 준비해서 지원했는데, 그 해 서울 자사고 경쟁률이 사상 최악이라 꽃교의 학교도 면접을 안 보고 그냥 추첨식으로 신입생을 뽑았다. 정말 운이 좋았다.

그런데 진짜 언니 말대로 내신점수가 생각보다 안 좋았고,

그 때문에 꽃교의 학업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여하튼 언니가 소개해 준 그분은 메가study 현직강사. 나름 이 바닥에서 알아주는 쓰앵님.  

쇠뿔도 단김에 빼라 했다고 4월 첫날 만나서 상담을 했다.

2시간을 함께 대화를 나누는데...

수학을 못한다고 죄인이 아니잖아?

왜 이렇게 사람이 주눅이 들던지 진땀이 줄줄 흘렀다. 우리 꽃교도 얼굴이 시뻘게 졌다.


"너! 그런 정신으론 수학하면 안 돼! 뭐하러 해?"

"?!"

"모든 게 자신감이야. '해도 될까?'라는 생각을 갖는 순간. 넌 싸움도 못하고 진거야!"


맞는 말이다. 뭐든지 마음먹기 달렸는데...

꽃교는 중학교 때 선행을 하지 않았음에도 학교에서 수학을 잘하는 아이로 통했기 때문에 수학엔 자신감 있었다. 하지만 고1 시험을 보고는 깜짝 놀라서... 그대로 좌절한 케이스라 할까?


"너 혹시 재수할 생각 하니?"

"?!"

"그럼 넌 삼수 사수 오수 할거야! 그런 애들 수두룩하게 많이 봤어."


정말 칼 같이 내뱉는 쌤의 비수에... 눈에서 피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쌤은 현재 재수생들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말해줬다.


"내가 이렇게 말해줘도 니들은 닥쳐봐야 알아... 그런 정신이면 난 너 못 가르친다"

"..... 열심히 할게요"

"그 정도로는 안돼."

"저... 진짜.... 진짜... 열심히 할게요"

"약속한 거다. 난 너 성적 올려주려고 온 거야. 날 많이 이용해!"

"네"

"수능수학은 대학수학 같은 학문이 아니야. 노력한 자는 무조건 보상받는 과목이지. 절대 못한다는 생각은 하지 마. 알았니?"


쓰앵님은 꽃교에게 수학도 전략이라고 했다.

무조건 앉아서 푸는 게 아니라... 막판 전략...

지금까지 수학을 못했다고 잘못한 거 아니니까 막판에 잘해보자면서 응원을 해줬다.

눈도 못 마주치던 아이가 그제야 환하게 웃는데, 나도 맘이 놓였다.


내가 막판에 이렇게 수학에 돈을 쓰는 이유는...

나의 스승님이 하신 말씀이 있기 때문이다. 입시는 전략이라는 말~

스승님의 아들이 부평에서 강남 자사고 ㅎㅁ고으로 진학했을 때 엄청 고생을 했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그 아이는 한 번에 서울대에 갔다. 그 아이가 머리가 좋은 걸 알고 있었지만, 엄마의 헌신과 스승님의 재력. 그리고 막판 수학 과외 쓰앵님을 잘 만난 것을 내가 알기 때문에!!! 귀 얇은 나로선 그때 귀를 환하게 열었더랬다.

물론 그런 쓰앵님은 난 엄두도 못 낸다. 강남 일타강사니까.

하지만 아이의 눈물을 봤을 때, 이때 해줄 수 있는 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통장을 깼다.


  



"이촌동에 사는 의사 아들은 아예 집을 얻었어. 스터디카페 룸 예약하기도 번거롭고 하니까"


사촌언니 왈.

의대 보내려고 하는 집안에선 아예 집을 얻어 새벽까지 전과목의 과외선생들이 들락거린다고 한다.

혼자서 공부해서 명문대 가는 시절은 이젠 가뭄에 콩 나는 것과 같단다.

스케일이 그런 거구나...


"이모 지금 요양병원에 계시니까. 그 집 비었잖아. 꽃교를 거기서 공부시켜. 밤늦게까지 그 쓰앵님이 봐준다고 했으니까! 알겠지?"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가 가랑이 찢어지는 그런 꼴 나겠지만...

집 앞의 다리만 건너면 경기도인 서울 맨 끝자락에 살고는 있으나...

동부이촌 의사 집안 흉내 한 번 내볼까나?

비용때문에 꽃교의 친구 엄마에게 연락해서,

혹시 해보겠느냐고 물었더니 긍정적인 답변이 돌아와서.

지난주부터 같이 시작을 하게 되었다.


"엄마는 나한테 넌 할 수 있어!라는 말만... 앞으로 해주길 바라"


꽃교가 나에게 요구한 말이다.

잔소리 NO! 근심 걱정 NO!

엄마는 긍정적인 말만 해달란다.

음... 이노무 시끼... 알았다 알았어...


그래서

고3꽃교의 눈치를 보며 틈나는 대로 노래를 불러주고 있다.


“넌 할 수 있어”라고 말해 주세요
그럼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지요
짜증 나고 (짜증 나고)
힘든 일도 (힘든 일도)
신나게 할 수 있는
꿈이 크고 고운 마음이 자라는
따뜻한 말 넌 할 수 있어
큰 꿈이 열리는 나무가 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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