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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Aug 11. 2022

167 선한 마음으로 평생 친구를 얻었다

네가 점심이나 저녁이나 베풀거든 벗이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한 이웃을 청하지 말라... 차라리 가난한 자들과 몸 불편한 자들과 저는 자들과 맹인들을 청하라 그리하면 그들이 갚을 것이 없으므로 네게 복이 되리니 이는 의인들의 부활시에 네가 갚음을 받겠음이라 하시더라 (눅14:12-14)


제가(담임목사님이) 전도사 시절에 알게 된 한 집사님이 계신다. 이 집사님은 사업으로 성공한 분이신데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집사님은 누구에게도 돈을 꿔주지 않았다. 하루는 집사님이 저를 찾아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저는 가장 가까운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었다가 못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일로 돈도 잃고 친구도 잃었기에 늘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그 후로는 어려운 사람이 찾아오면 진짜 사정이 딱한지 확인하고 도움을 드립니다. 그리고는 도와드린 사실 자체를 잊어버립니다" 도왔다는 사실을 잊는다는 집사님의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세상에서는 무언가를 베풀때 되돌아올 것을 미리 계산하고, 그렇기에 형편이 어려워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는 아예 베풀려고도 하지 않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 주님은 잔치를 베풀 때 가난하고 몸이 불편한 자들을 청하라고 명하셨다. 그것이 손해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복을 받는 길이다. 어렵고 힘든 이웃에게 자비를 베풀면 주님이 대신 갚으시고 복을 주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웃을 돕는 일을 망설이지 말자. 설령 우리가 그 일을 잊어버릴지라도 주님이 기억하시고 반드시 갚아주실 것이다. 남에게 베풀 수 있는 것이야말로 은혜임을 알고 하나님께 감사하자.


<감사QT365> 중에서


 

친한 동생과의 진심이 한가득 담긴 카톡


지난 5월. 10년을 알고 지낸 친구 8명이 다같이 모이기로 한 날, 갑자기 A양이 나오기 힘들다고 문자를 남겼다. 단톡방에서 불참의 이유를 물었더니 나중에 얘기해주겠다면서 짧게 답을 했다. 

이상하게 마음이 찜찜해서 전화를 걸어,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응급실? 왜....?"

"(울먹이며) 엄마가... 위독해. CT를 찍었는데 온전한 곳이 하나도 없다네? 엄마가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해대는데, 엄마 같지가 않어..." 

"병명이 뭐래? 언제부터 그러셨는데?"

"갑자기 쓰러져서 강북삼성 응급실로 온거고, 의사 말은 예전부터 심장이 쭈욱 안좋았을텐데 자식들 걱정할까봐 말을 안했을 거라는거야. 오늘밤이 고비래...  우선 1일실에 입원해서 경과를 지켜보자고 해서, 지금 입원절차 밟고 있어..."


A는 어린 딸 둘을 키우면서 글을 썼고, 코로나로 남편이 갑자기 실직하는 바람에 생활비를 벌기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니는 슈퍼맘이었다. 가끔 홀로 계신 엄마가 아이들을 봐주러 오신다는 말은 들었는데, 60대인 엄마가 쓰러지셨다고 하니 나도 너무 놀랬다. 응급실 의사가 맘의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가족을 부르라고 해서 소방관인 동생이 지금 오고 있다고 했다. 


아이고... 어떡하나....나도 크게 걱정이 됐다. 


저녁에 금요예배가 있어서 교회에서 기도를 하는데, A가 생각났다. 

그의 어머니를 위해 기도를 하는데... 뭐라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엄마 간병비로 모아둔 돈의 일부를 떼어서 주는 것!

많지 않은 돈이지만, 우선 쓰라고 카톡으로 돈을 송금했고... 

오밤중에 A와 계속 그 돈을 주거니 받거니 주거니 받거니 왔다갔다 하다가.... 

결국 돕지 못했다. 그저 위로의 말로 끝나버린 셈이었다.




다행히 A의 어머니는 생명의 위기를 넘기셨고, 정확한 병명을 찾게 되어서 퇴원을 하셨다고 했다.  

왜... 응급실 의사들은 극단적인 결과를 먼저 얘기하는지 모르겠다. 

보호자들의 간담이 얼마나 서늘해지는지 그들도 알텐데 말이다. 


그녀의 어머님의 사건으로 결국... 나는 A의 마음을 얻었다. 

예전부터도 많이 친했지만, 가장 힘들 때 손을 내밀어준 사람이 나뿐이었다면서...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역시 다르다고!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힘이 닿는데까지 돕겠다는 충성높은 진심도 전했다. (쑥스럽구만)


A와 나는 글로 친해진 사이라서, 글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읽어왔다. 

끼리끼리 모인다고 하던가? 난 A의 삶의 태도나 사고방식이 참 마음에 든다.

고학력의 능력자인 A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다고 할 때. 그 좋은 회사를 왜 그만두냐고 엄청 말렸었다. 

그러나 코로나가 그 가정을 위기로 만들었고, 돈 때문에 걱정하는 그녀가 안쓰러웠더랬다. 

어쩌면 그녀가 나보다 더 나은 환경일지도 모르지만...

하나님은 나의 작은 선한 마음을 통해...

평생 친구를 얻게 해주셨다.  


힘들 때 서로를 도울 수 있는 사랑의 마음이야말로, 

진정 예수님이 원하시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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