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 오늘을 충실하게
바람의 길이 어떠함과 아이 밴 자의 태에서 뼈가 어떻게 자라는지를 네가 알지 못함 같이 만사를 성취하시는 하나님의 일을 네가 알지 못하느니라(전도서 11:5)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매킨토시 컴퓨터를 비롯하여 아이폰, 아이패드 등의 IT제품들을 현대 사회에 내놓은 혁신의 아이콘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대학을 중퇴했지만 관심이 가는 분야는 부딪혀가며 도전하고 배우기를 힘썼던 강한 탐구심의 소유자였다.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그가 대학에서 열의를 갖고 들었던 강의 중에 문자도안에 관한 강의가 있었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IT 기업가의 인생과 문자 도안은 별 관련성이 없어 보이지만 이 경험은 훗날 놀라운 결과를 낳았다.
애플의 매킨토시 컴퓨터에 아름다운 서체의 폰트들이 포함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잡스는 자기 인생의 다양한 경험의 '점'들의 가진 의미를 당장은 알 수 없었지만. 그것들이 미래에 가서 분명한 '선'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하나님이 우리 인생 가운데 행하시는 바도 이와 비슷하다. 오늘 말씀에 나오듯이 내 삶에 펼쳐지고 있는 다양한 경험을 하나님이 어떤 큰 계획 속에서 허락하시는 것인지 우리는 모른다.
그러나 오늘 우리 삶에 찍히고 있는 점들이 하나님의 역사 속에서 훗날 아름다운 그림을 이루는 선들로 이어질 것을 우리는 믿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오늘 하루를 하나님 앞에서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
<감사QT365> 중에서
지난주, 딸의 수시 원서를 넣은 후에 자소서는 2일의 시간을 더 줬기 때문에
딸과 주말 동안 고심하며 자소서를 써 내려갔다.
참고로 대입에 쓰는 '자기소개서'제도는 2023학년도까지만 있다
1.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자신의 진로와 관련하여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본인에게 의미 있는 학습경험과 교내 활동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띄어쓰기 포함 1,500 자 이내)
2.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타인과 공동체를 위해 노력한 경험과 이를 통해 배운 점을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띄어쓰기 포함 800자 이내)
3. 해당 모집단위를 지원하게 된 동기와 대학 입학 후 학업 또는 진로 계획에 대해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띄어쓰기 포함 800자 이내)
3가지 문항에 1500자, 800자를 써야 하는데, 보통 일이 아니었다.
지문을 잘 읽어야 했다. 학습경험과 교내 활동 중심으로 써야 하는 1번이 제일 어려웠다.
뭘 쓰지?
여러 대학, 각기 다른 과에 넣다 보니.
진로도 다르게 쓰고, 교내 활동도 다르게 써야 했다.
학생부종합인만큼 생기부에 적힌 내용을 바탕으로 전공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써준 단어도 되게 중요했다.
딸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대학과 전공이 있는데,
할렐루야~ 정말 그 학교에서 찾는 학생이 딱! 우리 딸이었다. (꼭 합격해야 할 텐데...)
창의적이고, 리더십이 있고, 음악 미술 체육 등의 예술 쪽에 탁월하고, 성실하다는 내용이 모두 생기부에 있었다. 세특도 끼워 맞추는 게 아니라 적절하게 말만 다듬으면 되었다.
"딸, 엄청 열심히 살았구만! 공부안한다고 구박해서... 엄마가 미안하다~!!"
수능성적만 가지고 이 학교를 원서를 넣는다면 엄두가 안 날 텐데.
학생부종합의 특성상, 그 전공에 맞는 학생을 뽑는 거니까... 도전!!!
1) 동기 -> 2) 과정 -> 3) 결과 -> 4) 나의 변화
이런 과정으로 글을 써야 한다. 예를 들면
주제: 글쓰기를 잘한다
1) 동기: 남의 것을 필사하면서 내 글을 써보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다
2) 과정: 스스로 시도 많이 썼고 NIE 노트를 재미있게 활용해 보았다. 보통은 기사를 읽고 느낀 점을 많이 적는데 기사를 다시 써보는 식으로 스크랩을 한다
3) 결과: 필수 활동이 아니었지만 가장 열심히 참여하여 00개의 기사를 스크랩해 볼 수 있었고, 선생님께 색다르다는 칭찬을 받기도 했다
4) 나의 변화:필사를 통해 공부할 때는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이 생겼고, 나만의 글쓰기에 대한 욕심이 더욱 커지는 계기가 되었다. 대학 진학 이후에도 더 고민해서.. 00 하겠다.
이런 식의 샘플을 보고 학생 스스로 동기부터 나의 변화까지 4단계 논법으로 이어가야 하는데. 정말 쉽지 않았다. 그래도 딸과 이것저것 말을 맞춰봤더니
1학년 때 호스피스 봉사를 했는데, 환자가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남은 가족과의 교류를 통해 서로가 위로해주며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는 것과
2학년 때 코로나 자가키트 양성. 교과시험을 보지 못한 것은 입시생의 사망선고(죽음)였지만, 고통과 좌절속에 스스로 격리함으로 모두를 위해 나의 양심을 지켰다는 말을 이리저리 얽히게 짜맞췄더니, 얼추 딱 들어맞는 자소서가 된 것 같았다.
고등학교 3년 내내. 딸이 이런저런 활동들을 했는데, 여기저기 산만하게 흩어진 점들을
하나의 맥락으로 선처럼 잇다 보니.... 제법 훌륭한 스토리라인들이 나왔다.
딸의 자소서에 쓸 내용들을 고민하고 찾다가
문득 우리 인생도 수많은 점들을 하나의 맥락으로 잇다보면 은혜가 있겠다 싶었다.
즉 하나님이 계획하신 일에,
교만하게 내가 계획을 세우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순종해서 하나님이 이으시는 그 "선線" 을 이해하는 것!
하나님이 나의 경험들을 하나하나 "선"으로 엮으심으로
그 선들이 도형이 되고 그림이 되어
하나님이 하시고자 하는 일에, 내가 사용이 되고 있는 건 아닐까?
이것이 합력하여 '선善'을 이룬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