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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Nov 21. 2022

222 성숙해지려면 난 아직도 멀었다

성숙해지려면 난 아직도 멀었다

이 모든 일에 전심전력하여 너의 성숙함을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게 하라 네가 네 자신과 가르침을 살펴 이 일을 계속하라 이것을 행함으로 네 자신과 네게 듣는 자를 구원하리라(디모데전서 4:15-16)


미국 남북전쟁은 1863년 펜실베이니아의 작은 시골 마을인 게티즈버그에서 3일 동안 치러진 전투를 기점으로 판도가 바뀌었다. 당시 남군은 파죽지세로 게티스버그까지 밀고 들어와 북군을 압박하고 있었기에 북군의 조지 미드 장군은 큰 고민에 빠졌다. 이 전투에서 패배할 경우 자신에게 돌아올 막중한 책임이 그를 힘들게 했다. 그때 링컨 대통령의 편지가 그에게 도착했다. 


"존경하는 미드장군. 이 작전이 성공한다면 그것은 모두 당신의 공입니다. 그러나 만약 실패한다면 그 책임은 내게 있습니다. 만약 작전이 실패한다면 장군은 링컨 대통령의 명령이었다고 말씀하시오. 그리고 이 편지를 모두에게 공개하시오" 


링컨 대통령의 편지를 받고 용기를 얻은 미드 장군은 전쟁에 집중하여 전투를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국가 원수로서 책임을 지는 링컨 대통령의 성숙한 모습이 승리의 열쇠가 된 것이다. 


본문에서 바울은 디모데에게 "너의 성숙함을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게 하라" 라고 권면한다. 

성숙한 사람은 자신의 책임을 피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렇게 책임을 지는 자세는 불안에 빠진 다름 사람에게 안정감을 주어 함께하는 일의 열매를 맺게 한다. 우리 모두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언행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그들을 구원의 길로 인도하게 되기를 소원한다.


<감사QT365> 중에서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려면 나는 아직 멀었다.  

실수도 많고, 편견과 착각도 많고, 뒤끝도 강하니까 ...


왜 그런거 있잖아?

속상했던 일, 화났던 일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고 있다가 나중에라도 사과를 받고 싶은 그 쪼잔한 마음!

상대방은 전혀 기억도 못하는데, 혼자서 꽁하고 있는 그 속좁은 마음!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 마음들이 불쑥불쑥 올라오는데

이번 일을 기회로!!

대범하고 더 쿨한 슈팅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뭔 일이냐고?

지난 금요일에 있었던 일인데(이제야 글을 쓰는 구만)아주 창피한 일이지만... 고백한다. 


시발점은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교회 창립 64주년 콘서트를 헌신의 마음으로 열심히 대본도 쓰고, 온갖 잡일을 도왔었다. 

그러다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담임목사님과 관련된 영상을 만들면 좋겠다 싶어 

담임목사님의 개인사진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교회신문 기자와 연락을 취하게 됐다. 

나는 사진자료가 필요했고, 그는 미국 출장중이라 매우 피곤한 상황이었다. 

내가 부탁을 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필요한 절차대로 공문도 넣어놓은 상태라 

굳이 낮은 자세일 필요는 없었다. 또 나는 봉사헌신하는 입장이고, 

그쪽은 일이 많으니 최대한 형식적인 대화와 자료만 받으면 됐었는데. 그 와중에 내가 기분이 상했다. 

길지 않은 대화와 문자였지만, west of west, 열 손가락 중에 꼽을 만한? 

그래도 몇 장의 귀한 사진을 넘겨줬으니, 좋지 않은 이미지만 남긴 채 넘겼었다. 


그런데!!

지난주에 친한 미국의 선교사님께서 한국에 나오셔서, 

딸의 수능이 코 앞이니 굳이 엿을 사주시겠다면서 만나자고 하셨다. 

이런저런 얘기 중에 교회신문 얘기가 나왔고, 잊어버리고 있던 그 기자와의 에피소드를 얘기했다. 


뜨악. 

내 입이 방정이지!

선교사님과 제일 친한 사이라는 거다. 

더 충격인 것은!!!

나의 딸과 그의 아들이 유치부때부터 성가대봉사를 같이 해왔던 10년도 넘는 세월을 함께한 친구라는 거다. 

이래서... 사람은 진짜 착하게 살아야 한다. 

한국 사람은...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니까 말이다.

수능기도회때 그의 아내를 화장실 앞에서 만났다(같은 고3이니까).

선교사님께 들었다며,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사실 엄마끼리 얼굴은 알지만 남편이 무슨 일을 하는지, 또 서로의 이름을 모르니 세상이 좁다는 말이 이런 데서 나온다. 나도 민망해서 그 언니에게(같이 애키우며 기도해 온 사이라 친하다) 오해였다고, 내가 괜한 얘기를 해서 남편분께 실례를 했다고 사과를 했다. 


그랬는데...그랬는데... 

수능 다음날 선교사님과 교회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그 기자가 결재서류를 들고 우리에게 찾아왔다. 그때의 일이 어렴풋이 기억이 날듯 말듯한데, 진짜 미안하다고. 본인이 마감시간이라 너무 바쁜데 

얼굴을 보고 사과를 꼭 해야 할 것 같아서, 굳이 시간을 내서 찾아왔다는 것이다. 


사실 감동을 한바가지 먹었다. 

그치만 이럴 때, 난 참 못됐다. 나도 미안하다고 하면 되잖아. 

왜 거기서 "다음부터 그러시면 안됩니다! 나 열받았어요." 라는 싸가지 없는 말이 나오냐고~~ 

내 마음은 안그런데, 괜히 상대방을 더 민망하게 하는 상황을 만드는 못된 구석이 있다.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으... 못됐다. (꼭 고쳐야 한다)


여튼, 그 기자님(이제부터는 "님"이 붙는다)이 잠시 내려와서 사과를 하시고 다시 급하게 올라가셨다. 

그리고 이후 같이 저녁을 먹고, 차를 마시면서 그날의 상황을 해명하셨다. 전화 받을 상황이 아니었지만 최대한의 배려를 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좋은 사람인데, 오해할 뻔 했구만! 차를 사줘서 그런 건 아님~) 

나의 쪼잔함과 옹졸함을 반성하고, 반성하고, 또 반성하고, 

그 분이 집에 가시면서 사과문자를 또 보내시고, 

나도 미안했다고 사과문자를 또 하고...


이 사건의 발단은....나의 성숙하지 못한 뒷담화가 문제였다. 

중간에 선교사님이 계셨고, 그 기자님이 나보다 훨씬 믿음 좋고, 연배도 있고, 아내와 아들과 딸도 아는 사이니까 이렇게 넘어갔지. 만약 사회에서 이런 일이 있었으면, 아마도 일이 많이 커졌을 것이다. 


입조심. 

마음조심.

생각조심.

그리스도인으로서 성숙해지기 위해선... 

난 아직도 고칠 게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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