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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Dec 04. 2021

004 기도 밖에 없는 삶(찬송가 549장 내주여뜻대로


이르시되 아빠 아버지여 아버지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오니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하시고(막 14:36)     


새찬송가 549장「내 주여 뜻대로」를 쓴 독일의 벤쟈민 슈몰크 목사님의 이야기다.


1. 내 주여 뜻대로 행하시옵소서. 온몸과 영혼을 다 주께 드리니 이 세상 고락 간 주인도 하시고, 날 주관하셔서 뜻대로 하소서

2. 내 주여 뜻대로 행하시옵소서. 큰 근심 중에도 낙심케 마소서    주님도 때로는 울기도 하셨네. 날 주관하셔서 뜻대로 하소서

3. 내 주여 뜻대로 행하시옵소서. 내 모든 일들을 다 주께 맡기고   저 천성 향하여 고요히 가리니, 살든지 죽든지 뜻대로 하소서   



독일의 30년 종교전쟁의 끝은 비참했다.

32세의 슈몰크 목사(1672-1737)는 아내와 함께 전쟁의 후유증과 흑사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기도해 주는 심방 사역을 하였다. 부부가 사역을 위해 길을 떠나면 두 아들은 오랫동안 집에 남겨질 수밖에 없었다. 어느 날 목사부부가 며칠 동안 먼 곳을 심방하고 돌아오는 길에 보니 저 멀리 연기가 나는 것이 보였다. 황급히 달려가 보니 집은 이미 잿더미가 되었고,  두 아들 역시 불에 탄 채 타 죽어 있었다.

아내는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슈몰크 목사는 하나님을 원망했다.           


"내가 심방만 가지 않았더라면 아들을 살릴 수 있었는데..."      

 

그러던 중, 죽음을 앞두고 땀방울을 핏물처럼 흘리면서 기도하던 예수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고 고백한 예수님의 말씀이 마음속에 메아리쳤다.

온 인류의 구원을 위해 하나님의 뜻에 순종한 예수님을 생각하며

무엇이든 주님의 뜻대로‘ 이뤄달라고 기도를 했다고 한다.

그때 영감을 얻고 쓴 찬송이 바로 <내 주여 뜻대로>이다.

 오늘도 우리는 주님께 내려놓으며 고백해야 한다. 내가 살든지 죽든지 주의 뜻대로 하시라고.

우리에게 자신을 내주신 그분의 영광에 감사해야 한다.

 

  

엄마는 그날도 기도처에 가서 새벽예배를 드리고 오셨다.

찬양을 들으며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성경필사를 하기 위해 소파로 걸어가셨는데.

갑자기...

온몸이 굳어지면서 벌러덩 쓰러지신 것이다.

정말 한 순간이었다.


모든 삶이 하나님께 초점이 맞춰졌는데...

왜 이런 고통을 주셨습니까...     

엄마와 이 내용을 읽으며,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하나님이 원망스럽지 않아?”     


엄마는 원망스럽다고 끄덕였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옴싹 달짝할 수 없는 이 상황을 생각해본 적 없는데, 왜 이런 불행을 주셨습니까...라고.

솔직한 엄마의 심경이다.


“그래도 감사한다. 기도할 수 있으니까..."


얼마나 힘들까... 난 엄청 원망스럽다. 왜 하나님의 딸에게 이런 상황을 주셨냐고...


"병원에서 그런다. 너 같은 딸이 있어서 부럽대. 아들 많아봤자 소용없대. 딸이 최고래.”

“기분 엄청 좋으셨나 봐? 당연하지. 내가 누구 딸이야? ”

“그럼 하나 뿐이 없는 내 딸이지!”     



엄마가 또 감사한 것이 있다고 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운동법 알려주세요.”     


물리치료사 오선생에게 물어봤다고 한다.

오선생은 오른손으로 마비된 왼손에 깍지를 껴서, 하루에 1만 번씩 눌러주라고 했단다,

여사님이 핸드폰으로 엄마의 손을 보여주셨다.

진짜 엄마가 두 손을 기도하듯이 깍지를 쥐고 계셨다.      


“어제 800번 했다. 오늘은 200번.”

“엄마 진짜 대단하다. 숫자를 세면서 운동한 거야?”

“토할 것 같아. 팔이 아파서...”

“엄마, 그거 기도 하는 손이네?”     


엄마가 끄덕였다.

기도하듯 운동한다고 웃으셨다.

얼마나 감사한 지....



엄마는 코로나 3차 백신을 맞아 아프다는 여사님의 쳐다보며      


“여사님 고맙습니다. 여사님이 도와줘야 해... 손이 자꾸 빠지니까. 여사님 성격이 나랑 똑같아. 아플 때는 부르면 화내.”     


눈치 보는 엄마가 귀여웠다.

여사님이 내가 언제 그랬냐고 웃으셨다. 우리 엄마가 얼마나 눈치가 빤한데... 맘대로 할 수 없는 고통도 짐작한다. 하지만 예전의 엄마로 돌아오신 것 같아서... 정말 좋았다.          


지금의 이런 상황도.

주님의 선하신 뜻을 신뢰하면서

주님 뜻대로 하옵소서라고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내 뜻대로 내 계획대로 되는 게 없기 때문에

주님만 신뢰할 수밖에 없다.

오늘도 주님께 감사하자!라고 파이팅을 외치고, 엄마와 통화를 마쳤다.      

할 수 있는 건, 원망이 아니라 기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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