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5일 10시였다.
그리고 지금은 2024년 1월 25일 10시다.
3년.
어떻게 지나갔는지...
또 어떻게 이겨냈는지...
내 앞에서 웃고 계시는 엄마의 환한 미소를 보면서...
감사만 흘러나온다.
엄마가 집에 오실 거라는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살았었는데...
신기하게도
기도했던 대로.
정말로.
2년 9개월 만에 엄마가 집에 오셨고,
100일이 지난 지금은
엄마는 몸과 마음의 컨디션이 더 좋아지시고 계신다.
엄마가 집에 오시니까
죽었다고만 생각했던 화초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요즘은 엄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떨어져 있는 동안
엄마는 엄마대로, 나는 나대로 고생했던 이야기들로 인해
때론 울고ㅡ 때론 웃고
그래서인지 엄마가 좀 더 발음도 정확해지셨고
잊어버렸던 단기 기억들도 되찾고 계신다.
엄마와의 이런 시간을 갖게 해 주신 하나님께 정말 감사하다.
그동안 흘렸던 눈물에 응답이며,
앞으로의 계획에도 함께 해주실
하나님을 더 간절히 찾게 되는 것 같다.
이렇게
엄마와의 평온한 시간이 오래 지속되면 좋겠건만...
아쉽게도 며칠 뒤 엄마의 거처가 바뀌게 된다.
3년 동안 엄마의 회복을 위해 쓴 재정이 만만치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엄마의 집을 처분하게 된 것이다.
엄마의 그 짧은 말속에는 미안함, 안쓰러움, 두려움이 공존해 있었다.
요양 병원에서 간병인들과 힘들게 살다가
집에와서 100일간!
내 집에서!
내 맘대로!
딸 사위 손녀, 동생과 행복하게 살았던 이 환경이 또 바뀐다고 생각하니
엄마는 많이 두려우신 것 같다.
엄마가 웃으면서 내 손을 잡아주시는데... 심한 죄책감이 밀려왔다.
사실 이 죄책감 때문에...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방법이 없다.
엄마를 케어하기 위해
24시간 상주하시는 요양보호사 정여사님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집 근처의 유명한 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 팀장을 하다가
몸이 안 좋아서 잠깐 쉬시는 동안에...
우리 모녀에게 발목 잡히신 정여사님이셨다.
사명감 갖고 일하는 훌륭한 요양보호사들도 많은데,
사람들의 편견이 너무 심하다며 속상해하셨다.
여사님의 걱정 말라는 그 말 한마디에 엄마도 나도, 맘이 좀 풀렸다.
앞으로의 엄마와의 또 다른 계획들이 준비 중이다.
그리고...
나도 3년 동안 많이 늙고 지친 것 같다..
내 몸이 자주 아픈 걸 보니까...
그래도
스펙터클하게 지금까지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