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은 엄마에게 큰 즐거움을 줬다.
시차 때문에 새벽에도 경기가 있었지만, 엄마는 모든 경기를 다 보셨다.
올림픽을 보면서 엄마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몰랐던 사실은 엄마의 젊은 시절, 회사에서 탁구선수였다고 했다.
과거 친했던 회사동료 얘기를 하시면서 잠시 추억에 잠기듯 눈을 감고 한참을 계셨다.
거울 속에 비친 흰머리에 쭈글쭈글한 본인의 모습을 보면서,
엄마는 저 할머니가 진짜 현재의 모습이라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아 하셨다.
엄마와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배드민턴 안세영선수가 금메달을 땄다!
여사님의 "금메달이다~!"라는 소리에 엄마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셨다!
미간을 찡그리며 엄마가 여사님께 조용히 하라고 손가락을 가리켰다.
사실 아빠, 엄마, 나, 박서방... 모두 조용히 TV를 보는 스타일이라서,
목소리도 크고, 흥분도 잘하고, 계속 엄마에게 말을 시키시니까 여사님과는 잘 안 맞을 수 있다.
하지만 일부러라도 그렇게 말을 시키시니까
엄마의 단조로운 일상에 그나마 활력이 생겼다고 생각된다.
오른쪽 팔만 간신히 쓰실 수 있는 엄마가
지금까지 버티실 수 있었던 것은...
신앙과 정신력.... 그리고 내가 매번 주는 미션수행이었다.
감염병동에 계셨을 때는... 빨리 재활을 해야지!!
재활병동에 계셨을 때는... 대학병원 가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야지!!
대학병원 치료 이후에는... 집에 오셔야지!!
집에 오신 후에는... 내 차 한번 타야지!!!
이렇게 계속 미션을 드리고, 같이 기도하면서
하루하루를 지냈더니 지금까지 함께 웃으면서 생활하는 게 아닌가 싶다!!
“기도하면 돼! 하나님은 들으신다. 배드민턴 안세영도 기도하니까 금메달 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