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리틀 삼순이로 살았다

by 슈팅달

최근에 공부하고 있는 에니어그램을 통해서 엄마와 나의 관계를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나는 에니어그램에서 3 유형 성공주의자이고, 2번 유형 협조자의 날개를 가졌다.


내가 왜 3 유형이 되었을까 생각을 해봤다.

엄마는 늘 "우리 딸이 제일이야"이라는 표현을 쓰셨고,

나는 당연히 내가 제일이라고 알고 성장할 수밖에 없었다.

또 엄마가 적극적으로 애정 표현을 해주셨기 때문에 엄마와의 긍정적인 관계가 형성되었다.

그러니 인정 욕구가 강했고 누군가와 경쟁해서 1등 하려는 의지도 강했던 것 같다.

전형적인 3번 유형일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그렇게 늘 인정해 주셨고 멘토였던 엄마가 쓰러지시니...

그 사랑을 받고 자란 나는 금방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게 에니어그램으로 설명이 된다는 것이 정말 신기했다.


지난주 어릴 때 받은 상처에 관한 주제로 콜라주를 만드는 시간이 있었다.

잡지책을 찢어서 스토리를 만드는 과정이었다.

6살까지의 기억이라고?

정말 기억이 나지 않았는데, 교재에서

"엄마가 할머니라고 놀림받은 적이 있다"라는 문구가 확 꽂혔다.

그래!

나이 많은 엄마에 대한 놀림받은 그때가 정말 속상했던 기억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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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권의 잡지책을 훑어보면서 이미지를 찾아서 만든 나의 스토리는 이랬다.


1. 어릴 때부터 공장을 이끈 우리 엄마가 자랑스러웠다.

공장장의 딸로서 나는 늘 단정했고, 타의 모범생이었으며 흐트러지는 삶을 살지 않았다.


2. 엄마는 늘 무언가를 재단해서 미싱으로 박으셨고,

나에겐 절대 너는 바느질로 먹고살지 말라면서 미싱만은 못 가르쳐주겠다고 하셨던 것이 생각났다.

그렇지만 나는 미싱이 배우고 싶다. 그래서 작년에 미싱을 샀고 곧 배우러 다닐 예정이다.


3. 나는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어서 일찍 결혼하여 아이를 낳았고, 지금 꽃교와 친구처럼 지낸다.


4. 남편과 딸과 함께 늘 도약하는 삶을 살고 싶다.


5. 빅 삼순이 훌륭했던 것처럼 나도 엄마딸 리틀 삼순으로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


그런데!!!

어렸을 때의 엄마와 나의 관계, 그리고 지금의 딸과 나의 관계에 대한 기가 막힌 해석을 듣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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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번은 실패를 두려워한다.

그래서 내가 만든 엄마의 모습이 있고,

그 엄마를 표현했을 때 권위적인 엄마의 모습을 나도 모르게 찾았을 거라고 했다.


2. 3번은 어려운 문제를 풀어서 성공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실은 그것을 의미한다. 얽혀있는 지금의 상황을 풀어나갈 거라는 전형적인 3번의 모습이다.


3. 엄마와의 관계가 그림을 보면 편한가?

굉장히 어린 시절이 힘들었을 거다. 3번 유형이니까 그 엄마의 억압을 받아들이며 살았을 수 있다.

그러나 마음에는 상하가 아닌 수평적인 친구 같은 관계를 원했을 거다


4. 3번 유형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공통적으로 계단, 뜀, 출발선을 찾아 그린다고 한다.

늘 성장, 성공에 대한 야망이 있기 때문이란다.


이 해석을 듣고 나니까. 정말 신기했다.

그리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엄마는 내가 알고 있는 현실의 엄마가 아니라...

가상 속에 성공한 모습으로 그린 엄마일 가능성이 높다는 말에...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엄마도 나약하고 실수할 때도 많은데, 난 실패한 엄마는 기억 속에서 지워버렸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3 유형답게 과대포장이 된 기억이 엄마를 재탄생시켰을 수도 있다는 해석에 매우 혼돈스러웠달까?


긴 병에 효자가 없다는 말처럼

처음엔 엄마를 살리겠다는 그 난리 몸부림쳤던 5년 전과 매우 다른 지금의 나를 발견한다.

이 간병의 끝이 실패하고 싶지 않아서...

그래서 엄마를 붙잡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나로서는 "착한 효녀"라는 말을 듣고 싶어서...

이리 버티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나이 들고 아픈 엄마를 남보다 15년은 빨리 겪고 있는 이 현실의 글이...

날 것 그대로의 이 글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미친 듯이 살고 있는 나를 통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나는 오늘도 아픈 엄마와 나의 삶을 차근차근 정리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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