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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Dec 27. 2021

025 하늘나라 백성의 감사

그러나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는지라 거기로부터 구원하는 자 곧 주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노니(빌 3:20)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지구 상에는 수많은 나라가 흥망성쇠를 거듭하며 역사를 이어왔다. 

그리고 어느 나라든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고도로 문명화되고 발전된 기술이 있는 현대 국가들에도 빈부격차. 소외와 빈곤. 사회 모순 등은 여전하다. 이는 영원하지 않은 이 세상의 나라들이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한계다. 끊임없이 분투하지만 유한한 세상에 속해있기에 세상 나라들은 흥하기도 하고 쇠하기도 하다.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의 불완전한 나라의 국민으로 살면서도 복된 하늘의 시민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에 살고 있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은 사람'이라 불린다. 


이는 우리 존재가 본질상 하나님 나라에 속해있기 때문이다. 이 나라는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을 때 공생에 사역을 통해 보여주신 나라이자 성령님이 우리에게 임하신 결과 우리 안에 임한 나라이기도하다. 


치유와 생명. 정의와 공의. 놀라운 사랑과 은혜가 흘러넘치는 하나님의 나라는 쇠하지 않는 영원한 나라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이 땅의 불완전한 나라에서 살면서도 날마다 감사의 고백을 드릴 수 있는 것은 세상 나라를 뛰어넘는 하늘나라의 시민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감사로 함께하는 365> 중에서


나는 모태신앙이다. 당연히 예수님을 믿는 가정이니까 기독교는 삶의 일부였다.

어릴 때 가끔 아빠가 주일날 말씀을 전하셨고, 가정예배를 드렸던 기억이 난다. 

양복을 입고 우렁차게 찬송을 인도하시고 말씀도 전하시던 기억이 희미하지만 남아있다.

그러다 엄마가 지금 우리 교회를 정해 다니시면서, 아빠가 인도했던 가정예배는 사라졌다.

10년쯤 지난 후, 엄마와 나의 성화에 못 이겨 아빠는 우리 교회에 입교하셨고, 

집사님으로 다시금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뭐 신앙생활에 직분이 중요한가? 엄마가 권사님이었고 아빠가 전도사님이었다고 내세우지 않으셨다. 

교단이 다르기 때문에 그 교단에 맞는 신앙 절차를 밟는 게 중요하다 생각하셨던 모양이다. 

참 존경스럽고 대단한 결정이었다고 본다. 

이전의 것을 모두 버리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아브라함이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주님이 명령하는 곳으로 갔듯, 두 분은 새롭게 신앙생활을 시작하셨다. 엄마는 성경대학과 성경대학원을 다니면서, 그동안 몰랐던 성경 속 깨우침을 놀라워하셨고, 지역의 전도 활동에 힘쓰셨다. 아빠도 본격적으로 70세가 넘어 신학 공부를 다시 시작하셨고, 박사과정까지 수료하신 걸 보면(논문에 탈락해서 졸업은 못 하심) 신앙이란 매일 새롭게 은혜를 받아야 하는 믿음 생활인 것 같다.     


엄마 아빠의 말다툼 속에 ‘침례’에 관한 논쟁은 참 재미있었다. 

엄마는 교회를 바꿨으면 교인으로서 이 교회가 원하는 침례를 받는 게 맞다고 하셨다.

반면 아빠는 이미 과거에 받았던 세례로 그리스도인으로 거듭이 났는데, 

왜 그 세례가 무효가 되느냐. 다시 받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이다. 

음.... 두 분의 말씀에 다 동의한다. 하지만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 

엄마의 잔소리에 못 이긴 아빠는 고집을 꺾으시고 2년 전에 침례를 받으셨다. 

우리 교회는 넓고 깊은 목욕탕 같은 침례식장에서 목사님이 성도의 몸을 뒤로 확 젖혀서 물을 한 번 먹이는 침례를 행한다. 이 물을 먹게 되면 그 뭐랄까. 되게 거룩한 느낌 같은 걸 받는다. 

어쨌든 그 뒤부터 엄마는 제대로 된 교회 성도가 되었다면서 말다툼은 끊기게 되었다.     



엄마 아빠의 삶을 봤을 때. 은혜는 한 번 받았다고 끝나는 게 아닌 것 같다.

사법고시, 행정고시. 임용고시 등과 같이 한 번 합격하면 평생 자격증이 되는 게 아니라 

매일매일 새로운 은혜를 받으며 신앙적으로 성장해야만 한다. 

예수 한 번 믿어 하늘나라의 시민권자가 되는 건 맞지만, 

부모님처럼 매일 은혜받고 성장하는 삶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 

2022년에는 다시 말씀 필사를 시작하려고 한다. 

이미 3번의 필사를 했지만, 말씀이 가물가물하다. 하지만 어떻게든 은혜를 회복하기 위한 여러 방법들은 도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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