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의 짧은 보스턴 일정(출도착에 소요한 시간, 시차로 비몽사몽 잠들었던 시간을 빼면 실제 활동 시간은 매우 짪았음에도)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일은 하버드도 MIT 캠퍼스 방문이 아닌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그것도 두 번이나 마주친 미국인 학부모였다.
정확히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참석 차 보스턴에 방문 중인 미쿡 어머님이었는데 그녀는 매번 새로운 탑승자에게 자신을 딸아이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참석 차 보스턴에 온 엄마임을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 그녀는 처음 보는 이들에게 많은 축하를 받았다. 그 모습 속에 자녀의 대학 입학에 대한 벅찬 감동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보냈을 엄마의 시간과 지금의 강동을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기에 나도 한껏 축하를 해줬다. 그것도 두 번이나, 매번 처음 듣는 소식인 듯. 그녀는 축하받아 마땅하므로. 미국이든 한국이든 학부모의 고됨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므로.
나 역시 이번 여행이 본격적인 입시를 앞둔 고등학생 학부모로서의 여행이기에 그녀의 모습이 남일 같지 않거니와 내심 부럽기도 했던 게 사실.
3년 뒤의 난 어느 지역, 어느 호텔의 엘리베이터에서 나 자신을 소개하고 있을까? 아직 상상조차 되지 않는 일임에도 그날을 가만 꿈꿔본다.
그리고 그날까지 내 아이에게 난 어떤 엄마로 살아갈 것인지 곰곰이 생각한다. 입시를 앞둔 학부모의 시간 D-3년. 여전히 난 좋은 부모, 따뜻한 엄마로 기억되고 싶은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