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he Emilia Moment Jul 13. 2024

보스턴에서 만난 어느 학부모

엄마의 시간


2박 3일의 짧은 보스턴 일정(출도착에 소요한 시간, 시차로 비몽사몽 잠들었던 시간을 빼면 실제 활동 시간은 매우 짪았음에도)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일은 하버드도 MIT 캠퍼스 방문이 아닌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그것도 두 번이나 마주친 미국인 학부모였다.


정확히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참석 차 보스턴에 방문 중인 미쿡 어머님이었는데 그녀는 매번 새로운 탑승자에게 자신을 딸아이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참석 차 보스턴에 온 엄마임을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 그녀는 처음 보는 이들에게 많은 축하를 받았다. 그 모습 속에 자녀의 대학 입학에 대한 벅찬 감동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보냈을 엄마의 시간과 지금의 강동을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기에 나도 한껏 축하를 해줬다. 그것도 두 번이나, 매번 처음 듣는 소식인 듯. 그녀는 축하받아 마땅하므로. 미국이든 한국이든 학부모의 고됨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므로.



나 역시 이번 여행이 본격적인 입시를 앞둔 고등학생 학부모로서의 여행이기에 그녀의 모습이 남일 같지 않거니와 내심 부럽기도 했던 게 사실.


3년 뒤의 난 어느 지역, 어느 호텔의 엘리베이터에서 나 자신을 소개하고 있을까? 아직 상상조차 되지 않는 일임에도 그날을 가만 꿈꿔본다.


그리고 그날까지 내 아이에게 난 어떤 엄마로 살아갈 것인지 곰곰이 생각한다. 입시를 앞둔 학부모의 시간 D-3년. 여전히 난 좋은 부모, 따뜻한 엄마로 기억되고 싶은 꿈을 꾼다.


작가의 이전글 깨어 있는 사람만이 자기 삶의 주인공 - 김창흡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