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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Emilia Moment Jul 20. 2024

Freedom is Not Free

워싱턴에서 만난 자유



Freedom. 미국의 시작이자 현재이고 미래를 상징하는 단어가 아닐지 싶다.

워싱턴 D.C. 곳곳에서 Freedom과 관련한 역사적 기록과 조형물, 문구를 거듭 마주하게 되는데, 문득 며칠 전 뉴욕에서 재회한 나의 포에버 보스님의 좌우명이 떠올랐다.

"믿음으로 일하는 자유인"


그의 오피스에는 늘 이 문장이 가장 좋은 위치에 놓여있었다. 하루에도 수십 번은 마주하다 보니 내게도 어느새 체화가 되어버린 듯싶다. (좋은 영향은 감화, 나쁜 영향은 가스라이팅이라고들 하던데 감화받은 게 맞겠지?)


그가 생각하는 믿음과 자유의 의미와 깊이를 모두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일과 삶을 가까이서 바라보며 '믿음과 자유' 이두 단어가 가지는 무게를 어느 정도 짐작은 할 수 있었다. 많이.. 아주 많이 무겁다는 걸. 왕좌를 원하는 자. 왕관의 무게를 견디라 했던가. 자유 또한 그러하다.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자만이 온전히, 제대로, 계속해서 누릴 수 있음이다.



같은 의미와 무게는 아니겠으나 내게도 믿음과 자유는 일과 삶에서 중심점이 되었다. 내 믿음(종교에 국한되지 않는, 신념에 더 가까운)과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열심히 그리고 치열하게 살았다. 때론 그 무게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 도망치고 싶기도 했지만 결국 강력한 자성에 이끌리듯 다시 이 두 단어 곁으로 돌아오곤 했다.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과 달리 워싱턴 D.C. 의 자유의 여신상(Statue of Freedom)은 투구를 쓴 채 허리춤에 칼을 차고 손에는 월계관과 방패를 쥐고 있다. 자유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칼과 방패로 싸우며 의지와 힘으로 지켜내야 한다는 뜻이리라.

그렇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고, 비싼 값을 치르고도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하며, 계속해서 지켜내야 하는 것이다.


자유는 단단한 소금 덩어리 안에 있는 값비싼 초콜릿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하는데 그 달콤함을 맛보기 위해선 짜고 쓴 소금 덩어리를 반드시 씹어 삼켜야만 한다.

돌아보니 지난 1년여의 시간은 내 삶의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값비싼 비용을 치르고, 그 무게를 감당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제 조금은 그 값어치에 맞는 자유의 맛을 음미할 수도 있지 싶은데... 여전히 이 돈 주고 왜 사 먹지 싶게 쓰고 짠맛이 강하다... 달콤함은 대체 언제 맛보는 거지? 미각이 마비된 건가? 원래 이런 맛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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