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우리를 힘들게 할 지라도

삶이 있어 희망이 있다.

by 논리정연
꽃들도 서로를 향해 기대있다.jpeg 꽃들도 서로를 향해 기대있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의 마음과 마음이 있는 그대로 이어지기가 얼마나 힘이 드는지 깨닫게 된다. 이미 사회의 모진 풍파를 겪을 대로 겪은 후에 만나서 그런 걸까. 점점 더 순수한 마음으로 타인과의 관계를 맺기가 힘들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어린 시절에 만난 친구도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이 친구가 내가 알던 그 친구가 맞나?' 하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속 깊은 얘기를 장난스럽게 편히 주고받던 친구와의 대화가 어느 때부터인가 집에 돌아와 "괜히 얘기 했나?"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하고, 내가 나이가 들었구나 하고 새삼 깨닫게 된다.

가끔은 속 시원하게 깊은 대화를 마음껏 주고 받을 수 있던 친구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 '내가 인생을 잘못 산 것은 아닐까' 하는 아릿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것은 세월이 지나감에 따라 오히려 타인을 배려하며 더 성숙해지고 있는 과정일 지도 모른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편한 사람일수록 예의를 차리는 것이 맞고 대화를 나눔에도 있어 조심해야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너무 그런 것들에 얽매이다 보면 오히려 진심이 가려지고 허례허식만 앞세우게 될 지도 모르겠다. 뭐든 적당한 것이 좋을 테니.

때론 나를 피곤하게, 힘들게 하는 것들이 인간관계가 뒤섞인 이 세상으로부터 온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우리는 혼자 살아갈 수는 없기에 그들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언제까지나 동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트위터 글들을 모아 놓은 한 게시글에서 마음에 와 닿는 글 하나를 발견했다.


'100 퍼센트의 사람은 없다. 나조차 나에게 100 퍼센트의 내가 되어주지 못하는데, 남이 나에게 완벽한 친구나 애인이 되어줄 수 있을 리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날 아껴주는 사람들의 허물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우린 연결되지 않으면 불완전하기 때문에.'


내가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에게 이 말이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나 역시 그들에게 완벽한 사람이 아닐 것임을 알기에, 못난 나의 허물을 기꺼이 받아들여 주기를 바란다고. 염치없게도 부탁하고 싶은 마음인 것이다.

삶이 우리를 힘들게 할 지라도, 삶이 있어 희망이 있다. 사람들이 우리를 힘들게 할 지라도, 사람들이 있기에 희망이 있다. 완벽할 필요도 없고, 항상 옳을 필요도 없다.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언제든 나의 허물도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그렇게 사람에 대한 신뢰가 변하지만 않는다면, 나의 진심도 언젠가는 상대에게 통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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