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와 행운을 끌어당기는 법칙, Having
지난 반년 동안 대학교를 재학하면서도 돈을 열심히 모았다. 그런데 돈은 쌓이는 와중에 나 스스로에게 소비한 것이 없었다. 말하자면, 소비 자체를 하지 않았다.
코로나 비대면 시국에서 대면 모임도 못하게 되어서 더 그랬다. 그래서 꾸미는 날이 정말 없었다. 2020년에 새로운 옷을 아마 한 벌..? 두 벌정도 샀나 보다. 미용실도 딱 두 번 갔다. 또 나는 아이패드나 에어 팟, 맥북과 같은 애플 시리즈를 사는 데에는 영 관심이 없기에 다들 관심 많은 디지털 기기를 사들이는 데도 문외한이다. 그래서 보통의 소비는 그래 봤자 외식+의류+미용(이것마저도 화장품이 아니라 진짜 '미용'실 가는 것만 해당)이었는데 코시국에 들어서는 저 모든 소비를 줄이게 됐다. 그냥 소비=0에 수렴했다. 꾸미지 않는 날이 많아질수록 미니멀리즘이 꽤 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 다만 최근 나에게 투자한 전부는 읽고 싶은 도서 구매와 약간의 배달음식뿐이었다.
그러나 종종 해왔던 것들, 이를테면 주기적으로 최소한의 갖춰 입을 옷을 산다든지 새로운 머리를 시도한다든지 등을 안 하게 되니 조금 어색했다. 해왔던 것을 하지 않으니까 그 결과가 겉으로 다 드러나기 때문이다. 예컨대 매일 같은 옷을 입는다던가, 머리를 하지 않아서 머리가 산발이 된다던가. 엄마와 동생은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애엄마 같다는 이야기도 했다. 물론 장난이지만 나에겐 매우 매우 쇼킹한 발언들이었다. 22살이 들을 말은 아닌 거 같은데..
그래서 야심 차게 어제, 고민 끝에 미용실을 예약했다!
시술은 펌과 염색. 항상 주기적으로 해오던 새로운 변신을 기대하면서.
아마 미용실에 가서 새로운 머리를 하고 나오면. 나는 반드시 인스타그램 스토리나 피드에 새로운 내 모습의 셀피를 찍어 올리겠지. 그리고 몇 마디 감사한 칭찬의 말들이 있다면 하나하나씩 답글을 달겠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자주 가던 마포역 미용실에 점장님의 시술을 예약했다. 값도 꽤 나갈 것이다. 거의 20만 원 가까이?
그런데 방금 취소했다.
미용실 예약을 갑자기 취소한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한 책에서 읽은 내용 덕분이다. 말하자면 책을 읽고 일상에서 깨달음을 실천했다.
부와 행운을 끌어당기는 힘을 이야기하는 책 '더 해빙 Having'을 읽은 적이 있다. 책의 제목인 더 해빙에 대해 쉽게 설명하자면,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즉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충분히 느끼고, 기뻐하고, 그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며 지금 나의 '부'를 충분히 누리는 것이다. 많은 세계의 부자들은 실제로 해빙을 실천하는 사람들이며, 그들은 낭비와 과시가 아닌 진정으로 자신의 영혼이 원하는 곳에 부를 투자하고, 부를 끌어당긴다고 한다. 이 책에서 인상 깊이 알게 된 내용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었다.
1) 나의 소비의 목적이 '낭비 혹은 과시'인지 비판적으로 분석해 보기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따라가다 보면 낭비나 과시적 소비와는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죠. 파도를 타듯 자연스럽게 부의 흐름을 타게 되는 거예요. 노를 저을 것도 없이 그저 보트를 탄 채 그 물결 위에 떠 있기만 하면 돼요." p.76
2) 소비할 때의 마음 :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낭비는 Having이 아니에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으세요." p.142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게 되어서일까? 온몸에 신선한 활력도 돌았다." p. 144
3) 불안에서 해방되려면 : 물 흐르듯 나의 소비에 '편안함'을 느껴야 한다
"진정한 편안함이란 내 영혼이 원하는 것과 행동이 일치될 때 느껴지는 감정이에요. 흘러가는 물 위에 떠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몸을 맡기는 느낌이죠. 이 감정이 바로 우리를 부자로 이끌어주는 신호예요." p.188
지금 나에게서 'Having'을 접목해 보았다. 미용실에 가기로 선택한 것은 진정으로 내 영혼이 간절히 원하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나는 이에 대해 편안함을 느낄 수 없었다. 분명 내가 머리를 꾸미고자 한 목적은, 내가 아닌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함이었다. 즉 나는 '과시'를 위해 미용실에 가고자 예약했던 것이다.
사실 나는 지금 밖에 나가지 않아도, 집에서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Having을 할 수 있었다. 예컨대 매일 글쓰기, 영어 공부하기, 책 읽기 등을 적은 시간이라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그런데 내가 오늘 갑자기 머리를 한다고 해서 당장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 만남이 예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굳이 20만 원에 가까운 큰돈을 들여 머리를 할 필요가 있을까?
만약 가까운 시일 내에 많은 사람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거나, 중요한 만남이 있다면 머리를 하는 것에 편안함을 느꼈을 것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건, 미용실에 가기로 되어있던 일정을 앞두고 내 마음이 편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늘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한다면 그것은 '현재의 나'를 위함이 아니었다. 다만 이후에 내 머리를 보고 칭찬해줄 타인을 위한 것이었다. 그것은 명백한 과시이자 낭비다. 분명히 나에게 있어 지금 진정으로 원하는 Having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몇 번의 고민 끝에 미용실 예약 취소 버튼을 눌렀다.
감사하게도, 나는 오늘 미용실에 가지 않은 이 시간에 내 자리에 앉아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2021년에 들어오면서 무엇보다 나는 나와의 약속을 중요시 여기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나 스스로에게 신뢰 있는 사람이 되는 것. 오늘 미용실에 갔다면 이후의 일정 때문에 나는 퀄리티 있는 글을 쓸 수 없었을 것이고, 영어 공부와 독서도 제대로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건 매일의 약속을 어기는 일이다.
나의 부를 사용함에 있어서 영혼과 행동이 일치하는 것, 이것이 바로 Having이다. 나는 과시와 낭비를 멈춘 것만으로도 오늘 Having을 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Having의 핵심은 '편안함'이다. 미용실에 가지 않고 지금 이 글을 쓰는 내 마음은 완벽하게 편안하다.
미용실은, 내가 계획한 하루의 일정을 미리 일찍 끝내고+ 낭비와 과시가 아닌 진정으로 영혼이 원할 때 그 언젠가 다시 예약하도록.
그전까지는 머리를 높게 올려 묶고 편안하게 생활하면 된다.
오늘도 Having을 느끼며,
2021.01.10 미용실을 안 가서 이 글을 쓰는 멋진 오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