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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로예 Jan 12. 2021

6살과 ZOOM으로 인형놀이하며 얻은 3가지 깨달음

유아 교육시장, 디지털 시대로 이민가다

주1회 만나는 유아와 함께 ZOOM으로 하는 인형놀이

단언컨대 인형놀이를 줌으로 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ZOOM이라는 웹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 회의를 밥먹듯이 하는 풍경이 이 세상을 뒤덮은지는, 아직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누구보다 빠르게 ZOOM으로 하는 인형놀이에 첫 깃발을 꽂을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디지털 시대로 이민을 가고 있는 '유아 교육시장' 덕분이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해서 '세상의 흐름'을 따라고 있는 덕분이다.



내 전공은 아동학과 가족학을 고루 배우는 아동가족학이다. 이 전공을 살려 나는 현재 중소기업 <째깍악어>에서 유아들을 위한 돌봄을 하거나 학습을 코칭하는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다. 엄연히 '급여'를 받는 '일'이기에, 보다 책임감과 열정을 가지고 아이들과 만난다. 또 나는 전공자로서 보다 사명감을 갖고 아이들이 진정으로 믿고 따르는 선생님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다른 교육 기업 및 매칭 애플리케이션에 비해 째깍악어는 업계 최고의 시급을 보장한다. 아이들과 직접 만나는 선생님을 존중하고, 선생님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째각악어가 높은 시급을 보장하는 것은 참 반가운 일이다. 지금껏 유아 시장에 종사하는 선생님들은 매우 전문가적인 능력과 기술에도 불구하고 낮은 연봉과 시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나는 이렇듯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해야만 하는 선생님에게 좋은 대우를 해주는 째깍악어에서 즐겁게 아이들과 만나는 중이다. 


그러나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두말할 것없이, 코로나가 닥쳤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대면으로 만나지 못하게 되었다. 공들여 쌓아온 아이들과의 정, 추억들이 하루아침에 중단될 뻔 했다. 그러나, 위기 속에 기회는 반드시 있었다. 아이들과 오프라인에서 만나지 못한다면, 돌파구는 바로 '온라인'에 있었다. 



바야흐로 ZOOM으로 인형놀이를 하는 시대


어릴 적에는 인형놀이라면 반드시 나의 집, 또는 친구 집 방바닥에 앉아서 즐기곤 했다. 인형놀이에 필요한 인형은 또 한 두개가 아니다. 열 몇개는 되는 인형들을 쌓아놓고 다양한 등장인물과 배경을 등장시키며 우리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쳐간다. 친구와 얼굴을 마주보며, 때로는 손뼉을 마주대고 치거나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침을 튀기기도 하는 등의 대면 상호작용이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직접 얼굴을 마주 보지 않아도 인형놀이를 할 수 있다. 바로 ZOOM을 키고 각자 가지고 있는 인형들을 카메라에 비추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 된다. 즉, 더이상 상호작용을 요하는 놀이가 '오프라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놀이란 지니키즈나 네이버쥬니어 같은 온라인 게임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직접 주체가 되어 이야기를 진행하고, 아이 중심 그리고 놀이 중심이 되는 '놀이'를 말하는 것이다. 


나는 째깍악어에서 만난 유아와 함께 ZOOM을 통해 인형놀이를 하면서, 온라인 세계에서도 인형놀이만의 매력과 재미를 느낄 수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나 또한 집에 있는 인형들을 가져와 아이와 함께 인형놀이를 하는데 쑥스러울만치도 이 놀이가 너무(!) 재밌다. 


다음은 ZOOM으로 인형놀이를 하면서 얻게 된 3가지 깨달음이다. 


1. 실시간 온라인 화상'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더 많은, 새로운 친구들과 교류할 수 있을 것이다.


-> 나는 아직까진 1명의 유아와 함께 실시간 온라인 화상놀이를 하였다. 그런데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나는 좋은 기회로 조만간 2명의 아동에게 실시간 온라인 '감정 수업'을 리드하게 되었다. 내가 이끌 감정 수업에서는 아이들이 감정에 관한 각자의 생각과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놀이를 할 것이다. 이제 이 기회를 통해 놀이는 선생님과 아동, 1:1이 아니라 선생님과 아동 2명, 1:2로 확장되는 것이다. 즉 실시간 온라인 화상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선생님 한 명뿐만 아니라 또 다른, 완전히 새로운 친구들과 교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이와 같은 ZOOM 또는 실시간 온라인 화상놀이가 더 유명해지고, 전국적으로 유행을 타게 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아이들은 자신이 다니는 유치원/초등학교나 본인의 지역에 사는 친구들만이 아닌 더 다양하고 다채로운 배경의 친구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환경적인, 지역적인 한계를 벗어나 더 새롭고 많은, 다양한 친구들과 교류하게 될 것이다.


2. 유아 교육 시장은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디지털 세계로 이민을 가는 중이다


->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인해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원은 모두 폐쇄되었다. 아이들은 집 밖에 나가지 못하고 내내 집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만약 적절한 교육적 지원과 보충이 없다면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은 어떤 곡선을 보일까? 이러한 질문을 던져보았을 때, 유아 교육 시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디지털 세계로 이민을 가야하는 당위는 자명하다. 거주지 이외의 공간에서 놀이와 학습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내어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는 '온라인' 교육 컨텐츠가 아닐 수 없다.  


3. 중고등학생처럼 유아와 아동을 위한 인터넷 강의 시장, 즉 온라인 놀이/학습 시장도 미친듯이 확장될 것이다


-> 2번과 같은 맥락이다. 인간의 생애 발달 과정에서 가장 결정적인 시기가 바로 '유아기'와 '아동기'다. 갓난 아기가 어엿한 성인이 되기 전까지의 그 과도기. 이 시기에 모든 사람은 유아기와 아동기를 거치며 세상의 가치를 습득하고, 타인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배우고 사회와 이 세계를 알아간다. 이를 위해서 필연적으로 이 아이들에게 자극이 있어야하고, 교육적 지원이 필요하고, 적절한 한계 설정을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의 특성과 개별적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해 주어야 한다. 이러한 발달적 요구 아래에서, 코로나 시대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이들을 위한 온라인 놀이/학습 시장이 무궁무진하게 확장될 것이다. 대면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무언가를 제공해줄 수 있는 컨텐츠와 선생님들이 속속들이 등장할 것이다. 


지금 나는 온라인 유아 교육 시장의 개척자가 된 기분이다. 위와 같은 3가지 깨달음을 정리하면서, 나는 진정으로 아이들의 발달적 요구와 필요에 반응하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모두 필요로하는 교육자로 성장하고 싶다. 아니,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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