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사장님이 서울 오피스에 오셨다
'외국계 기업 인턴으로서 무엇을 경험했나요'하고 누군가 묻는다면, 비즈니스의 "오케스트라를 경험했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주도성과 협력의 완벽한 조화를 제대로 느꼈거든요.
제가 일했던 스픽은 전세계 곳곳에 오피스를 둔 글로벌 기업인데요. 제 1 진출국인 한국을 포함하여 샌프란시스코 본사, 류블라냐 개발팀, 일본 오피스 등 다양한 국가에서 '다음 10억 명에게 영어 스피킹을 가르친다'는 같은 목표를 보며 달려가고 있어요.
합격 직후 10월, 전세계 팀원과 만나는 2주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전사 직원이 일과 여행을 하러 한국으로 모였어요. 매일 새로운 조를 나눠 맛집 탐방을 하고, 주말이면 산과 한강, 야구장으로 함께 나갔죠. 노래하고, 춤추고, 2000년대 케이팝까지 종횡무진하며 한마음 한 뜻으로 손잡은 시간이었어요.
하지만 서울트립에는 즐거움 그 이상의 분명한 '역사적 가치'가 있었습니다. 놀 때는 눈물날 정도로 혼이 빠지게 즐거웠지만 일을 할 때는 사활을 거는 토론과 절박함이 오고 갔죠. 저 또한 1분기 인플루언서 마케팅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수많은 인플루언서들을 탐색하고 리스트업하며 착실히 넥스트 스텝을 준비했습니다. 칸막이 하나 없이 모든 공간이 시원하게 오픈된 공유 오피스에서 저는 느꼈어요. “지금, 여기 있는 모든 손에서 변화의 역사가 일어나고 있다”.
영어교육 업계의 신년을 결정짓는 1분기를 준비하는 시기였죠. 평소에는 시차로 인해 발빠른 소통이 때로 어려웠지만 이때는 실시간으로 전사 직원이 '완전하게' 협력할 수 있었어요. 정말 쉬지 않고 매일 매시간 회의실은 불이 날 정도로 예약이 마감되었고, 급기야 회의실 부족 사태로 공유 오피스의 다른 층까지 문 두드려가며 일분일초를 다투며 머리를 맞댔죠. 하지만 밤에는 모든 걸 잊고 다함께 ‘원팀’으로서 마땅히 즐겨야 할 행복(음식, 음악, 술, 하입보이 댄스..etc)을 누렸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두 순간이 있는데요. 현재까지의 스픽의 성과를 브리핑한 첫 미팅. 그리고 다음해 스픽이 ‘어느 위치’에 도달할 것인지 미래의 그래프를 자신있게 제시한 마지막 미팅이 떠오릅니다.
두 순간을 경험하며 저는 스픽이 단순히 회사가 아니라 ‘오케스트라’로 보이기 시작했어요. 주도적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그 문제를 모두 함께 머리를 맞대어 해결하는 하모니. 그 아름다움을 깨달았죠. 그 당시는 ‘저 그래프가 진짜 이뤄질지’ Yes or No를 감히 판단하는 것보다 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조직의 힘과 자신감을 더 경이롭게 생각했어요. 그때 보았던 그래프는 놀랍게도 24년의 현실이 되었습니다.
참 기쁘게 생각합니다! 올해로 스픽이 그 어느 때보다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에 대해서요. 저는 인턴이기 전에 실제 유저였으니까요.
그런데 전 성공을 정의하는 숫자들보다도..그 모든 팀원들의 얼굴이 더 선명히 떠올라요. 멀리 호주에서 교환학생을 하는 지금이지만 다들 엄청 보고 싶습니다. 그 누구도 권위적이지 않고 먼저 다가와 웃음을 안겨주던, 배려와 호기심으로 가득차 서로를 웃음꽃으로 가두었던 그 얼굴들이 그립기만 합니다. 이렇게 회사생활이 그리운 인턴 생활이 또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