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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츠를 끊기 어려운 이유

쇼츠와 적당한 거리두기 가능할까

by 윤혜정

일과를 마치고 귀가 후, 손가락이 자연스럽게 유튜브로 향한다. 터치하는 순간, 내 알고리즘에 맞춰진 쇼츠들이 촤르륵 뜬다.

요즘 역대급 귀여움으로 인기인 아기 이진이부터 케데헌으로 난리인 글로벌 각국의 소식, 뷰티 콘텐츠, 뉴스, 예능, 드라마 핫클립, 넷플릭스 인기작 리뷰 등등.

도파민이 치솟기 시작한다. 쇼츠 썸네일과 제목만 봐도 이미 재미있다.

내 취향을 어찌 그리 잘 파악하고 있는지 하나만 보고 말아야지 하면 다음 관심사 쇼츠가 연달아 뜬다.

무의식 중에 내 손가락은 계속 스크롤을 한다. 콘텐츠의 하이라이트를 짧은 시간에 핵심만 볼 수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카테고리도 다양하지 않은가. 그렇게 계속 내 취향 저격의 영상들을 스크롤하며 보다 보면 30분 ~ 1시간이 훌쩍 지나있다.


랜선 조카가 된 이진이 채널

재미와 도파민을 얻고 대신 시간이 순삭됐다.

이렇게 나도 모르는 새 시간 소비를 과하게 할까 봐 인스타그램은 2~3일에 한번 정도로 셀프 접근 제한을 뒀지만 쇼츠는 하루도 안 보는 날이 없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방법을 취한 것이 운동 시간에 보는 것. 그저 쇼츠만 보고 있으면 아무것도 안 하고 시간이 지나가 버리는 것이니 말이다.

운동을 하며 쇼츠를 보는 내 표정이 매분 다채롭게 변한다. 귀여운 아기나 동물을 보고 입꼬리가 한없이 올라가다가, 사건사고 뉴스를 보고 한숨을 쉬다가, 신나는 무대를 보면서 흥이 오르다가, 드라마 클립을 보며 울컥한다.

솔직히 TV보다, 게임보다 재미있는데 아예 안 보는 방법은 모르겠다. 정해진 시간에만 보고 다른 시간에는 다른 중요한 것에 몰두할 뿐.

이 와중에 유튜브 알림이 떴다.'랄랄' 채널의 새로운 알림이다. 역시나 몹시 궁금해진다.

오늘도 쇼츠와 거리두기 실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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