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에게 전하는 위로
화제의 드라마였던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가 지난 주말 종영했다.
현실 중장년 김부장들의, 직장인들의 직장 라이프와 현생을 고스란히 담은 스토리는 중장년들의 현실을 너무나 잘 반영하고 있다며 많은 공감을 샀다.
내 주변의 중장년 분들은 드라마 내용이 너무 뼈 때리는 것 같고 속상해서 미처 다 보지 못했다고 하신 경우도 많았다.
다만 현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서울에 자가'가 있으면서 '대기업에 다니며' '부장'이 된 것도 직장인들에겐 흔한 사례는 아니라는 것.
우리네 부모 세대에선 서울로 상경해 취업하고 번듯한 기업에서 뼈를 묻으며 성실하게 돈 모아서 서울 자가를 마련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졌지만 이젠 ‘서울+자가+대기업’ 조건을 갖추는 것도 흔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대기업 입사는 하늘에 별따기일 뿐 아니라 날이 갈수록 고공행진하는 집값 때문에 자가는 월급만으로는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것이 되었으니.
그렇다고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낙수 부장이 마냥 편하고 여유롭게 사느냐, 그것도 아니다.
겉으로는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성과에 대한 부담, 직장 내 경쟁으로 인한 불안을 늘 안고 산다.
자가도 없고 대기업도 안 다니는 사람들은 그 사람대로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리느라 힘들고, 자가가 있고 대기업 다니는 사람은 그 사람대로 경쟁과 장담할 수 없는 내일 때문에 힘든 것이었다.
실제로 요즘은 회사 경영 악화로 인력 감축을 해서 희망퇴직을 하기도 하고 인공지능(AI) 도입으로 인해 글로벌 기업, 대기업조차 대규모 인력 감원을 하니 말이다.
"명심해. 대기업 25년 차 부장으로 살아남아서 서울에 아파트사고 애 대학까지 보낸 인생은 위대한 거야"
라고 한 김낙수 부장의 말은 사실이다.
서울 자가, 대기업 임원, 가족 지원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루기가 쉽지 않은데 그 셋을 다 해낸 김부장인데 어찌 대단하지 않을 수 있을까.
겉으로는 여유로워 보일지라도 고단함과 책임감, 불안감을 안고 사는 김부장의 직장 생활과 가정생활, 퇴직 후 생활 등 많은 순간들 중 한 번쯤 나 자신과 부모를 발견한 사람이 많았으리라. 때문에 드라마를 보며 김부장이 안타깝고 안쓰러워 울컥한 순간들이 많았다. 누군가는 과거에 혹은 어제, 오늘 겪었을 것이기에.
대기업 부장이라는 타이틀이 아닌 진짜 '김낙수'를 찾아가는 과정과 저마다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주변 인물들의 스토리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직장인들의 고민과 고충을 대변하며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방식으로 달리고 있다. 서울 자가와 대기업이 아니면 어떠한가. 나만의 방식으로 열심히 노력하며 내일을 향해 가고 있다면 된 것이다.
나 자신을 잃지 말고 종종 나를 보듬어 주며 살자. 지금의 내가 있어야 내일의 나도 있으니.
나와 우리, 수많은 김부장님들과 직장인분들에게 뜨거운 응원과 위로를 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