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빛 단풍 카펫을 밟으며
은행잎, 단풍잎들이 길바닥에 도톰하게 깔린 길을 걷는다. 노랗고 빨간 이파리들이 사각사각 밟힌다. 그렇게 가을 위를 사뿐사뿐 걸어보며 자연이 선사한 리얼사운드에 몰입한다. 카펫을 밟는 것 같기도 하다.
나뭇가지가, 아스팔트가 오색빛으로 물든 이 가을이 어느덧 끝무렵이다. 곧 단풍이 우수수 떨어질 거라 생각하니 조금 서글퍼진다. 가을을 충분히 감상하지 못한 것 같은데 또 이렇게 보내야 하나....
언제나 유독 짧게 느껴지는 이 계절의 색과 온도와 습도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한다.
나무마다 빚어낸 각기 다른 채도로 물든 단풍들은 겨자색, 황금색, 오렌지색, 다홍색, 브라운색, 버건디색 등으로 곱게 그라데이션되어 있다. 마치 하늘 아래 같은 노랑, 같은 빨강은 없다는 듯이.
가을 특유의 색감은 감성적인 사람이 되게 했다가 곧 겨울이라는 생각에 마음을 스산하게 했다가 매 사계절 꾸준히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보며 나 자신은 얼마나 변화하고 발전했는지 반성하게도 한다.
내년엔 화담숲 예약에 기필코 성공해 보겠노라, 그곳에서 온전히 가을을 만끽하겠노라 다짐하며 주말에라도 한적한 단풍 스팟을 찾기로 한다.
명륜당이 좋을까, 삼청동이 좋을까.
올 가을 한 조각을 추억할 인증샷을 남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