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이 두바이! 두쫀쿠 열풍이 불러온 현상

일찍 일어난 새가 두쫀쿠를 먹는다

by 윤혜정


-카페 직원: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혹시 두바이쫀득쿠키 재고 있나요? 예약하고 싶어서요
-카페 직원 : 아뇨 품절이에요 or 두바이쫀득쿠키는 예약불가세요
-그럼 보통 몇 시까지 가야 하나요?
-카페 직원: 보통 오전 10시면 다 품절돼요


@dding_bakeshop

요즘 난리인 디저트 '두바이쫀득쿠키' 일명 '두쫀쿠'를 구하기 위해 겪어야 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는 피스타치오+카다이프 스프레드가 속에 들어있고, 기존에 유행하던 ‘쫀득 쿠키’(마시멜로를 녹여 만든 디저트)가 겉을 감싼 디저트로 한 입 베어 물면 쫀득한 마시멜로피 속에 바삭한 속재료가 씹힌다.

어쩌면 요즘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두쫀쿠를 먹어 봤느냐, 안 먹어 봤느냐.

하지만 구하기가 쉽지 않다. 두쫀쿠를 파는 여러 카페나 베이커리에 전화해 봐도 상황은 마찬가지. 두쫀쿠를 손에 넣으려면 애초에 일찍 일어나 카페의 오픈 시간 전에 가서 줄 서고 웨이팅해야 한다.
거기다 대부분 예약 불가다. 현장에 직접 가서 구해야 한다. 그것도 오픈런으로.

평일엔 출근을 해야 하기에 오픈런, 웨이팅이 쉽지 않은데 다들 어떻게들 오전 일찍 가서 사시는지 금방 동난다. 그나마 배달이 가능한 카페조차 오픈 시간 땡 하자마자 주문하는 것을 잊었다면 '품절' 문구를 확인하게 된다. 그래서 한동안 먹어보고 싶어도 매번 품절되고 없어서, 못 구해서 못 먹었다.


출처 : 이지경제 / 연합뉴스

그러다 2주 전쯤 드디어 선입금하면 예약 가능한 동네 카페를 알게 돼 첫 영접을 했다.
생각보다 작았고 생각보다 맛있었고 생각보다 바삭했다.
이 글을 쓰며 어제 사서 쟁여뒀던 두쫀쿠 하나를 꺼내 다시 찬찬히 음미해 본다. 직접 갈아 만든 피스타치오 스프레드가 들어가 진하고 고소한 원물 피스타치오 맛과 코코아의 맛이 한번에 느껴지며 버터로 볶은 바삭한 카다이프가 함께 씹히는 식감이 재밌다. 쫀득, 바삭바삭함이 계속 반복된다.


출처 : 게티이미지

모 유튜브 채널에서 '모래 같은데? 맛있는 모래!' 하셨던 어르신의 시식평이 생각나 웃음이 피식 나왔다. 딱 적합한 표현이다.
입안에서 계속 와그작대며 씹히는 고소한 카다이프가 흡사 모래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함께 뭉쳐 씹는다면 이런 소리가 날지도.

찹쌀떡보다도 작은 두쫀쿠는 정확히 세 번 베어 먹으니 사라졌다. 그래서 너무 아쉬웠다. 가격은 웬만한 크림라테 가격 수준인데 세 입만에 없어진다니.
여러 개 사다 두고 먹고 싶지만 1인당 2개 제한인 곳이 대부분이고 마시멜로가 들어가 매우 고칼로리이기도 하다.


출처 : 두바이 Fix 초콜릿

이렇게 열풍인'두쫀쿠'는 두바이에서는 정작 팔지 않는다.
2024년 한 차례 큰 인기를 휩쓸었던 실제 두바이표 'Fix 초콜릿', 일명 두바이 초콜릿 열풍 이후 마시멜로로 만든 쫀득쿠키가 유행한 바 있는데 이 2가지를 콜라보한, 두바이에선 안 파는 두바이 초코 디저트인 것이다.
작년 하반기 모 쿠키가게에서 쫀득쿠키에 두바이초콜릿을 조합시켜 만든 '두바이쫀득쿠키'를 출시한 이후로 여러 스타들이 두바이쫀득쿠키 먹는 것을 인증하면서 두쫀쿠 열풍이 불게 됐다.


인스타그램 캡처

너도나도 두쫀쿠를 찾아 헤매자 구움과자, 케이크 등 각기 다른 디저트를 팔던 여러 디저트 가게들도 다른 라인업을 줄인 채 두쫀쿠 생산에 열중이다.
심지어 국밥집, 초밥집에서 조차 두쫀쿠를 팔아 저조했던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고 서울 모 카페에서는 두쫀쿠를 하루 1,000개씩 팔아 월 매출 1억 이상을 달성 중이라는 기사가 나오는 등 가게 매출을 고민했던 소상공인들의 구원투수가 되고 있다.


근처 두쫀쿠 판매 매장들의 재고를 알 수 있는 '두쫀쿠맵'

실제로 매우 드물게 주말 늦은 오후 시간까지 두쫀쿠가 남아 있던 동네 카페에 갔더니 기존에는 사장님 혼자 운영하던 카페였으나 알바생 한분이 피스타치오를 열심히 까고 한분은 열심히 카다이프를 볶고 사장님은 포장을 하는 분업화 시스템으로 무한 두쫀쿠 생산 중이었다.
인근 두쫀쿠 가게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 토스에선 실시간 재고를 확인 가능한 두쫀쿠맵까지 출시했을 정도. 두쫀쿠가 쏘아 올린 디저트 업계 변화가 실로 어마어마하다는 게 체감된다.


출처 : 디에디트 / 머스트잇

심지어 기존 두쫀쿠에 지루해졌을까 봐 다채로운 기출 변형 버전도 속속 쏟아지는 중이다. 말차 두쫀쿠, 황치즈 두쫀쿠, 두쫀쿠 김밥, 두쫀쿠 대창, 두쫀쿠 붕어빵, 호떡 등등.
일반 두쫀쿠를 먹어 봤으니 기출 변형 친구들도 몹시 궁금해진다. (하지만 쉽게 구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안한다 ) 최근 두바이까지 상륙했다는 두바이쫀득쿠키. 과연 두쫀쿠는 어디까지 진화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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