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

향긋한 이별

by 조성범

향긋한 이별/조성범


새벽 어스름

가랑잎들 틈새

풍경소리가 상념에 빠져든 나를 깨운다


한 여름내

꿈속 길 찾지 못해

그 꿈속에서 헤매다

바짝 하니 말라버린 가슴

활활 태워버리려 깊은 산중으로 찾아든 밤

달빛을 지운 바람 탓에

비가 내렸다

밤새

한 여름내

무성해진 잡풀 더미 속

보시락 보시락 도란거리는 이별

등 굽은 늙은 보살님 바지런한 예불소리

동자승 하품소리

풍경소리에

길 떠나는 향긋한 이별이다


솟구쳐오르는 햇살에

까치는 울어대고

속세를 등져봐도

그 또한 한 세상이로다


매거진의 이전글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