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by 조성범

잊지 않겠습니다./ 조성범

두 손을 모아 쥐고 무릎을 꿇고 108배를 한들
그 죄를 다 씻을 수 있을까요?
흩어진 마음을 하나로 모아 일심으로 거슬러 오른 들
그 번뇌가 사라질까요?
사월 어느 날
우리 곁으로 돌아와야 했던 그 순결한 영혼들을
탐욕으로 외면했던 중생들을 어느 부처인들 용서할까요?
일 배를 일 부처께
이 배를 이 부처께
삼천 배를 삼천 부처께 무릎이 닿도록 올린들
환멸의 시간이 펼쳐질까요?

꽃의 계절인데
바람에 떠밀려 온 말들에
꽃조차 보이질 않습니다.
비가 내려도
어둠이 내려도
노란 나비 날갯짓 하늘 가득한데
잊을 수 없는 아이들은 보이질 않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참을 수 없는 슬픔으로 모두 떠나고 빈 바다가 되어도
견딜 수 없는 고통으로 바닷물이 다 소금밭이 되어도
끝내 잊지 않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눈꽃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