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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범 Jun 16. 2017

시향

산사에서

산사에서/ 조성범

동자승 뒷모습 같은 
산사의 하늘 아래 
소원돌에 백 년을 기원하고 
향긋한 찻잔에 
천 년을 기원해봐도 
백팔번뇌 송이송이 
연꽃으로 피어나 
山寺의 밤은 깊어만 갔다 

짙은 어둠 끝
청아한 풍경소리에 
산사의 아침이 밝아와 
나지막한 예불소리를 찾아 
첫 문을 지날 때 
일심으로 풍진을 떨치니 
가지런한 아침 햇살 아래 
공양간 지붕에 언뜻 비추는 도솔천 
선방에 들지 않아도 
내가 곧 대웅이라 

설이 무엇이고 
법이 무엇인가 
가득한 풍광으로 
구절초 그윽한 차향으로 
발우공양하여 
부처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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