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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범 Jun 22. 2017

시향

사랑을 한다는 것은

사랑을 한다는 것은/ 조성범
 
사랑을 한다는 것은 
마중물따라 솟구쳐 오르는 물 한 모금 마시는 것
희부연 유리창 너머 
왁자지껄한 사람들 사이 앉아 술을 마시는 것
자꾸 비기만 하는 술잔에 빌고 또 비는 것
 
사랑을 한다는 것은 
봄날 햇살을 꽉 깨물어 
팍 터지는 비릿함을 삼키는 것
끝 모를 그리움에
색 바랜 린네르 손수건 접고 또 접는 것
거칠 것 없는 바람에 흔들리는 것
 그 세월이 또 아름다운 것
 
빈 가지 사이 흔들리는  골목길
창밖으로 눈은 내려 쌓이고 
바람에 검정 비닐 철새 되어 날아가고
채워지지 않는 빈 잔에 술을 따르고
밤은 깊어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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