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

우리는

by 조성범

우리는/조성범



우리는
평행으로 달린다

아무도 보지 못하게
잎사귀마다 숨겨두어야 할 날들
스멀스멀 스미는 습기로
앞섶 채워 감추어야 할
수 없이 맺은 간질간질한 인연
그냥 오줌발 갈기듯 쏟아 놓고
아침에 떠나고
저녁에 돌아가
언제라도 길을 나서야 하는 우리
모두가 줄을 서 있다
마른 흙길 가르는 배암 소리로
남도 행 열차가 빠르게 지나가고
마주 보는 우리는
무작정 길을 나서고
자유롭게

우리는 전생이 앞산 바윗덩어리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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