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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범 Jul 14. 2017

시향

유월, 풀씨로 떠나자

유월, 풀씨로 떠나자/ 조성범 

너울너울 날아보자 
고비 사막에서 불어온 바람 타고 
청포도 알 같은 그리움 안고 
소맷자락 붙잡고 
은근히 애교떠는 숫햇살 데불고 떠나자 
새하얀 뭉게구름으로 기차 발통 맹글어 
저 끝 간데없는 하늘 푸릇한 들녘으로 
너울너울 날갯짓으로 
산등성이 쉬어가고 
개울가 물 버들 인사도 나누고 
해 질 녘 황소걸음으로 
초록이 깊어가는 유월, 찬란한 날에 
채울 것도 비울 것도 없는 
그 찬란한 날에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다 보면 
훌쩍 날아올라 
푸른 들녘으로 
너울너울 날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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