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것 능가
알 것 능가/조성범
저런 저런 저
벌건 대낮에 머 땜시 산등성이까정 내려와
싫다는 빈 나무 가생이는 부둥켜안고
뒹구는겨
필시 저 하늘이 미쳤능겨
갈 내 활활 타오를 땐 멀찌간치도 도망가드만
너른 들 허수애비요
속 타지 마소
바람에 갈 잎 부서져도
땅속 깊이 얽힌 뿌리는 성한겨
바람이 심허게 불어 불고
눈이 펑펑 내려 불어 쌓여도
봄날은 꼭 오는겨
알고는 있제
모르는 겨
몰라도 헐 수 없고
봄날이 오면
햇살은 알아서 옹게 걱정하덜 말어
금새 잎새기 돋아나
파란 손짓으로 떨겨낼겨
암 그럴겨
그 까짓것 걱정허들 말어
알 것 능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