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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달 그믐

섣달 그믐

by 조성범

섣달 그믐/ 조성범

시계탑 앞
첫 번째 꿈은
고향을 찾아가고 있었다.

폭설 내리던
섣달 그믐날
아주 오랜만에
가지런하게 걸머진 시간들
온갖 이름들
눈조차 뜰 수 없는
바람벽 너머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갔고
몇 번째인지 알 수도 없는 꿈속
허방다리 밟던 축축한 누더기 세월
한 방울 이슬이 되던 날
검은 새벽 아래
홀로 조용히 빛을 발하는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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