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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범 Jul 20. 2017

붕어빵

붕어빵

붕어빵/조성범
 
아침나절  
빨간 힐 따라
재게 달아난 햇살 뒤로
종일 그늘진 모퉁이
허허 종일 웃을 줄만 아는 이씨
식당가 환풍구를 따라나온
분주한 점심상 받아들고
낚싯대를 드리운다
릴도, 찌도 없이
그저 밀가루반죽 미끼로
붕어를 낚는다
프랜차이즈 잉어빵도,
다코야키도 아니고
팥소만 가득 넣어
뱃가죽 터지는 붕어만
연방 꼬챙이로 낚고 있다
새카맣게 타버린 붕어만 벌써 열두 마리
희망아파트 경비원 최씨
하릴없이 왔다 갔다 "이사장 어쩌 좀 팔았능가?"
"앗 뜨거 새 뎌불겄네!"
낮도 밤도 없는
백화점 뒷골목 분주하기만 하고
붕어는 붕어는 소금기가 없어
심심하다고 중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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