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막행 막차
동막행 막차/조성범
막 문이 닫혀버린
동막행 막차
일제히 날아오르는
광장의 비둘기떼처럼
한숨 쏟아져 내리는 귀가길
멀어지는 소리,
텅 빈 플랫폼,
계단, 계단, 또 계단
색색의 불빛들이
내게 부딪히고도 흩날린다
무심하다
무심해서 밤거리는 무섭다
무서워서 왈칵 눈물이 차오른다
눈물 훔쳐도
하늘조차 못 찾겠다
뒤로 흔들
앞으로 흔들
검정 비닐봉지에서 자꾸 소리가 난다
웃음소리가 햇살에 잠이 깬 아이의
웃음소리가
밤거리 우듬지 아래 잔가지 하나 밤바람에 흔들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