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 주의보
대설 주의보/조성범
지금은 새벽
곧 아침이 올 것이 틀림없는 새벽인 것
눈이 내리는 날은 쌓이는 눈보다 먼저 꽁꽁 얼어붙어 버리는 사람들 있다
서늘한 달빛 아래 남은 까치밥처럼
무서리 내린 이른 새벽 휑한 잔가지처럼
비탈진 삶 숨 가쁘게 살아가는 그런 사람들
희끗희끗하니 날리는 눈발에도
꽁꽁 얼어붙는 사람들
바람이 분다
추워서 숨 가쁜데
첫차는 여태 오지 않는다
가로수 가지에
눈송이가 하나 둘 걸려지기 시작한다
온 도시를 덮치겠네
나는 몽롱한 꿈처럼 하품을 하고
눈 오는 날 어젯밤 일기예보에
대설주의보